여당 핵심 당직에 친문 포진…추미애 "당·정·청 일체 이루겠다"

입력 2017-05-15 18:24  

민주당, 정무직 당직자 20명 중 18명 교체

대선 승리 뒤 이례적 대규모 개편
사무총장에 호남 출신 이춘석, 정책위 의장에 친문 김태년
민주연구원 원장에 김민석

당 정 청 '한양대 출신 전성시대'
당엔 추미애 대표·이춘석 총장, 정부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청와대엔 임종석 비서실장 포진



[ 김채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사무총장에 3선의 이춘석 의원, 정책위원회 의장에 3선의 김태년 의원을 임명하는 등 전면적인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정무직 당직자 20명 중 18명이 바뀌었다. 집권 여당이 된 지 5일 만이다.

대선에서 승리한 당이 선거 직후 대대적인 당직자 물갈이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당직 개편은 집권여당으로서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추미애 대표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이지만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아 앞으로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직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 추 대표는 “집권여당으로서 당·정·청의 건강한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강력히 뒷받침하겠다”며 “대통합·대탕평 원칙에 입각해 능력 위주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원내 비서실장을 맡았다. 또 전북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북이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 김 의장은 대선에서 선대위 총괄공동특보단장을 지냈고,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활발한 당정협의 및 당 정책역량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 대표의 최측근으로 사무총장 임명설이 돌았던 김민석 전 의원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에 임명됐다. 1·2·3 사무부총장에는 각각 김민기·김영호·임종성 의원이 임명됐고,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유임됐다. 대변인은 백혜련 의원과 김현 전 의원이 맡았다. 이번 인선에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이 대거 발탁됐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당직 개편에 대해 문 대통령과 민주정부 3기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위원장급 당직자 15명 중 7명이 여성(46.7%)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 공약인 내각의 여성 비율 50%를 선제적으로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추 대표가 충분한 당내 의견 수렴 없이 당직 개편을 밀어붙이면서 추 대표의 독선적 행태에 대한 당내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추 대표의 측근인 김민석 전 의원에게 자리를 주기 위한 인사 개편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추 대표는 대선 선대위 구성에서 김 전 의원 참여 문제를 놓고 친문계와 갈등을 빚었고, 최근 청와대 정무수석에 김 전 의원을 추천했다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백 사무총장이 대선 직후 갑작스럽게 경질당하면서 김 전 의원을 앉히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돌았다. 추 대표는 최근 인사추천위원회 구성 문제를 놓고도 당내 의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일각에선 추 대표가 차기 정치 행보를 준비하기 위해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당직 개편으로 당·정·청 주요 요직에 한양대 출신이 대거 포진하면서 ‘한양대 전성시대’를 맞게 됐다. 추 대표는 법대 77학번, 이 총장은 추 대표의 후배인 법대 83학번, 김현 전 의원은 사학과 84학번이다. 유임된 홍 수석부의장은 정치외교학과 85학번이다. 청와대에선 임종석 비서실장이 무기재료공학과 86학번, 정부에선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경제학과 80학번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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