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4~5차례 보기 위기때 정교한 쇼트게임으로 극복
[ 이관우 기자 ] ‘3박자’가 딱 맞아떨어졌다. 장타, 쇼트게임, 퍼팅이다. 김시우(사진)가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지배한 비결이다.
그는 이날 최장 359야드의 장타를 날렸다. 파4인 14번홀에서다. 무조건 지른 게 아니라 2온 시도를 하기 가장 좋은 지점에 공을 떨구기 위해서였다. 그는 허리 부상으로 스윙이 망가지기 전 부드러운 스윙으로도 300야드를 손쉽게 날리는 장타자다.
드라이버를 장타에만 활용하지 않았다. 3라운드 14번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드라이버로 쳐 2온에 성공해 갤러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길고 정확한 ‘컴퓨터 장타’를 마음껏 날리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기술샷이다. 이날 김시우가 날린 359야드는 이번 대회 일곱 번째 최장타로 기록됐다.
이번 대회 이전 김시우가 라운드에서 그린을 놓쳤을 때 파를 세이브하는 스크램블 확률은 51.8%에 그쳤다. 두 번 중 한 번은 타수를 내준다는 얘기. 하지만 이번에 그는 100%의 스크램블 능력을 과시했다. 웨지로 그린 주변 러프에서 그린에 올리면 대개 홀컵 1m 안짝에 공이 붙었다. 특히 ‘물귀신 홀’로 불리는 17번(파3) 아일랜드 홀에서 그는 4라운드 동안 네 번 그린에 공을 올려 그린 적중률 100%를 뽐냈다. 메이저 ‘챔프’ 제이슨 데이(호주)가 두 번이나 공을 물에 빠뜨린 그 홀에서다.
후반 4~5차례의 보기 위기가 있었음에도 모두 파를 지킬 수 있었다. 김시우는 대회가 끝난 뒤 전화 인터뷰에서 “대회를 앞두고 스윙 코치 숀 폴리(미국)와 쇼트 게임에 집중했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다”며 “17번홀에서는 아예 핀이 없다고 생각하고 쳤더니 잘됐다”고 말했다.
설계가 피트 다이(미국)가 까다롭게 리모델링한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를 ‘전략적 리허설’로 정복한 것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티에서 그린까지 공을 보내는 토털 능력 부문에서 종합 2위에 올랐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퍼터 샤프트를 살포시 잡는 ‘집게 그립’은 수훈갑이다. 지난달 말 열린 PGA투어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처음 시도한 특수 그립법이다. ‘명인열전’ 마스터스를 제패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에게서 영감을 받아 처음 잡아본 그립이다. 김시우는 “감이 좋았고 특히 짧은 퍼팅처럼 긴장감이 클 때 효과가 좋았다”고 했다.
우상 최경주도 도움이 됐다. 2011년 우승자인 최경주는 김시우와 함께 대회가 열리기 전 연습라운드를 같이 돌며 코스 공략법을 차근차근 전수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시우는 “최경주 선수의 2011년 우승을 보고 이 대회 우승을 꿈꾸게 됐다”며 최경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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