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車 고집하던 렉서스, 마침내 웃는다

입력 2017-05-18 10:49   수정 2017-05-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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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사회적 이슈에 친환경차 부각
판매 늘려가던 렉서스 기회 잡아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진가가 이제부터 나올까'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를 고집해오던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렉서스가 웃고 있다.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가 된 데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디젤차 억제 움직임이 일면서 수입 친환경차 시장을 독식해온 렉서스의 하이브리드차 제품 전략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렉서스는 지난해 신규등록이 2015년 대비 33% 늘어난 총 1만594대로 2001년 한국시장 진출 이후 역대 최대 판매고를 올렸다. 올 들어서도 4월까지 렉서스 판매량은 3719대로 작년 동기보다 42.5% 증가했다.

그 사이 아우디·폭스바겐의 영업 정지로 '수입차 톱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특히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을 강력히 잡겠다고 나선 상황이어서 친환경차가 부각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렉서스 입장에선 호재다. 렉서스는 8종의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갖춰 국내 자동차 판매사 가운데 가장 많다.

미국에서 급발진 사고로 촉발된 2010년 대량 리콜 사태와 이듬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타격을 입고난 뒤 한국에서도 브랜드 신뢰도가 추락했던 렉서스. 도요타 창업가문의 4세인 도요다 아키오 회장의 부임 이후 초심으로 돌아간 제품 쇄신과 디자인 혁신으로 등을 돌렸던 고객들을 다시 끌어모았다. 한국에서도 반등에 성공했다. 독일 디젤차 열풍 속에서도 하이브리드차를 고집스럽게 선보였고 매년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갔다.

올 4개월간 수입 하이브리드차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70% 늘어난 6414대. 수입차 시장에서 8.6% 점유율을 올려 어느새 두 자릿수를 넘보고 있다. 국내 누적 등록 2만대를 넘어선 ES300h를 필두로 렉서스가 수입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덩치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하이브리드차 판매 상위 10위권을 보면 도요타와 렉서스가 7개 차종을 올리고 있다.

한국도요타의 내부 관계자는 "ES 하이브리드는 2012년 출시 이후로 작년까지 매년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며 "수입차 시장에서 단일 모델이 5년 연속 브랜드 내 판매 1위를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보급률 증가, 국산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 등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에 렉서스의 하이브리드차 마케팅 전략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경유차 억제 정책을 펼친다면 디젤 의존도가 높은 독일차 업체들도 하이브리드차를 국내 시장에 잇달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리서치업체 BMR컨설팅의 이성신 대표는 "유럽차 업체들은 도요타(렉서스)와 달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가격을 낮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에 기술 우위를 갖고 있어서 이런 차종으로 시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운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던 하이브리드차의 검증기간이 끝난 것도 렉서스에게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0만㎞ 이상 달려도 잔고장이 적은 내구성과 보증기간이 끝나면 수리비가 유럽차 대비 낮은 장점이 어필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병진 렉서스 국내마케팅 이사는 "전시장을 찾는 고객 상당수가 오래 탈 차를 선호한다"며 "과거 50대에서 30대로 고객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요타는 올 하반기 네 종류의 신차를 투입하면서 하이브리드차 공세를 강화한다. 전면부 얼굴을 스포티하게 바꾼 '풀 체인지(10세대)' 캠리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NX300h 부분변경, 스포츠쿠페 LC500h, 최고급세단 LS 하이브리드(5세대) 등이 나올 예정이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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