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찾아온 ‘신비의 꽃’… 경남 창원서 대나무 솜대 개화

입력 2017-05-19 13:56  


주로 땅속에서 번식하는 대나무가 10년 만에 꽃을 피워 화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용강리의 대나무 솜대가 10여 년 만에 꽃을 피웠다(사진)고 19일 발표했다.

솜대가 일제히 꽃을 피운 것은 2007년 경북 칠곡에서 관찰된 이후 10여 년 만이다.

꽃이 핀 솜대 숲의 넓이는 0.1헥타르(ha), 가슴높이는 직경 3~4cm, 높이는 7~8m 내외다.

우리나라에는 5속 18종의 대나무 종이 분포하지만 꽃을 보는 것이 어려워 대나무 꽃은 ‘신비의 꽃’이라고 불린다.

이제까지 1937년 경남 하동의 왕대림, 2007년 경북 칠곡의 솜대림, 2008년 경남 거제 칠전도의 맹종죽림, 2012년 경남 김해 용두산에 자생하는 이대 등에 꽃이 폈다는 기록이 있다.

산림과학원은 과거에 넓은 면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나무 꽃이 폈지만 최근에는 소규모로 꽃이 피는 경향을 있다고 설명했다.

대나무 꽃이 매년 피지 않는 이유는 씨앗이 아닌 땅속에서 자라는 줄기(지하경)로 번식이 쉽게 이뤄져 개화생리에 관여하는 기관이 자연스럽게 퇴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면 기존에 생육하고 있던 대나무장대와 한쪽으로 뻗은 뿌리가 완전히 죽게 된다.

이후 숨은 눈이 자라면서 다시 재생되지만, 꽃이 피기 전과 같은 상태로 대나무 숲이 회복되는데 10여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대나무의 개화와 관련해서 60년∼120년 만에 꽃이 핀다는 주기설과 특정한 영양분이 소진되어 꽃이 핀다는 영양설 등 여러 학설이 있다.

일각에서는 대나무의 꽃이 그 특성과 발생이 매우 신비롭고 희귀하기 때문에 예부터 국가에 좋은 일이 발생할 징조라고 해 희망을 상징하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주로 땅 속 줄기로 번식이 이루어지는 대나무에서 꽃이 피는 것은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대나무 꽃과 지상부, 지하부의 생리, 생장 상태를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대나무 숲의 향후 관리 방안에 대해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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