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입 전략…입학처장 인터뷰] (9) KAIST 가는 길

입력 2017-05-22 09:02  

[ 김봉구 기자 ]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태생부터 특별한 대학이다. 1971년 고급 과학기술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됐다. KAIST가 배출한 인재들은 산업화와 정보혁명의 중추적 역할을 맡았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타깃을 맞춰 기어를 바꿔넣었다. ‘창의와 도전’이 KAIST의 핵심 가치다. 이를 위해 신입생부터 학과 구분 없이 선발하고 있다. 글로벌화에 발맞춰 수시 일반전형 면접에서 영어활용 능력도 평가한다.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과학기술특성화대학으로 일반대와 달리 수시 지원횟수 6회 제한을 받지 않는다. 신하용 KAIST 입학처장을 직접 만났다.

올해 입학전형을 소개해주세요.

“총 750명 내외를 뽑는데 대부분 수시모집으로 선발합니다. 수시는 일반전형(550명 내외), 학교장추천전형(80명 내외), 고른기회전형(40명 내외), 특기자전형(20명 내외)으로 나뉩니다. 가·나·다군에 상관없이 군 외 모집하는 정시는 인원이 많지 않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기회를 주자는 차원에서 운영합니다. 수능우수자전형으로 20명 내외를 선발하죠. 수능 과학탐구는 서로 다른 교과의 Ⅰ+Ⅱ나 Ⅱ+Ⅱ 조합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외에 외국고 학생들 대상 외국고전형(재외국민전형)으로 40명 내외를 뽑을 계획입니다.”

수시 일반전형 영어면접 도입이 눈에 띕니다.

“수시는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면접평가를 하는데요. 일반전형 면접에 영어활용능력 평가를 도입했습니다. 수학·과학 능력을 중요하게 보지만 영어도 등한시하지 말라는 취지입니다. KAIST의 수업 상당수가 영어로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글로벌 인재가 되려면 영어활용능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출제될까요.

“어렵게 출제하지 않겠습니다. 고교 2학년 수준의 간단한 영어 지문을 제시한 뒤 지원자가 준비해 영어로 말하는 방식이에요. 원어민 수준 능력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발음이 유창한지, 문법을 잘 지키는지 등보다 의사소통이 가능한지를 주로 평가할 계획입니다. 전체적으로 면접 준비시간도 20분에서 35분으로 늘려 충실히 대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작년과 달라진 점은 없습니까.

“KAIST 학생들은 학과 구분 없이 입학해 1학년 말에 학과를 자유롭게 선택합니다. 2018학년도 신입생부터는 기존 학과에 더해 ‘융합기초학부’ 트랙도 택할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이공계뿐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까지 망라한 융합형 인재로 길러내는 트랙입니다. 특기자전형은 지원자격을 해외 고교 졸업(예정)자에게도 열어줬어요. 특기의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춘 평가를 위해 특기입증자료 제출을 최대 10개에서 올해 5개로 줄였습니다. 수능 영어는 절대평가 시행에 따라 등급별 점수 부여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과학고 학생들의 입학 비율이 높지요?

“과학고 출신 비중이 높지만 학교장추천전형의 경우 일반고만을 대상으로 학교당 2명까지 추천할 수 있도록 했어요. 지난해 입시부터 선발한 특기자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외의 요소들, 예를 들어 창업 경력이나 각종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 등을 중점적으로 봅니다.”

과학고 조기졸업 후 진학 비중을 줄이기로 했는데요.

“상급 학교 진학자격 부여 제도를 활용해 과학고 2학년까지 마치고 입학하는 비중이 높았죠. 지난해 입시에서는 과학고 2학년 조기졸업 학생을 70%, 3학년까지 마친 학생을 30% 정도 뽑았습니다. 앞으로 3학년 졸업예정자 선발을 좀 더 늘려갈 생각입니다. 이전에는 남아 있는 과학고 3학년들의 패배감이 컸는데 최근 3학년 수업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해요. 학생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과학고 교육 정상화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장학금 지급 성적 기준은 어떻게 됩니까.

“1학년은 성적과 무관하게 100% 전액 장학금을 받습니다. 2학년 때부터는 평점평균 2.7(B-학점)이 안 되면 반액 장학금이 지급됩니다. 2017학년도 기준 92%가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있어요. 장학금 외에 매월 소정의 생활보조비가 주어지며 전원 기숙사 생활이 가능합니다.”

KAIST는 어떤 학생을 원하나요.

“역량을 갖추고 도전하는 열정이 있으며 끈기 있게 해낼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자 합니다. 특정 과목만 전략적으로 준비한 학생, 대입 준비에 모든 힘을 소진한 학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자신의 경험을 논리적이면서도 진솔하게 표현할 줄 아는 학생, 앞으로 보여줄 게 많이 남아있는 학생을 원합니다.”

대전=김봉구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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