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주요 정책서 소외…'청외(外)대' 부처들은 속앓이

입력 2017-05-22 17:24  

세종시는 요즘…


[ 오형주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0여 일 만에 잇따라 새로운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런 ‘번잡함’에서 한 발짝 비켜난 부처들도 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와 청와대 직제개편 등에서도 소외된 이들 부처는 스스로를 ‘청외(外)대 부처’로 여긴다.

청와대가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발표한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은 일자리위원회 당연직 위원에서 빠졌다는 소식에 경위를 파악하느라 종일 분주했다. 다음날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일자리위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을 의결했다. 정부 측 당연직 15명과 민간 출신 15명 등 30명으로 구성됐다. 당연직엔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11개 부처 장관이 포함됐다.

일자리위 합류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던 농식품부는 특히 충격이 컸다. 당초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일자리위원회가 대선 당일(9일) 작성한 보고서에 실린 일자리위 기구표(안)에는 농식품부를 포함한 12개 부처가 참여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그런데 논의 과정에서 참여 부처가 11개로 줄면서 농식품부만 쏙 빠진 것이다. 농식품부 내부에선 “기관장이 차관급인 중소기업청은 물론 일자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공정거래위원회도 들어갔는데…”라며 한숨짓는 소리가 들렸다. 한 관계자는 “우리도 유관기관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할 거리가 많은데 왜 빠졌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했다.

청와대 직제개편을 통해 해양수산비서관 자리가 사라진 해수부는 상심이 더욱 크다. 당장 수산정책은 농식품부 출신이 도맡을 농어업비서관, 해운·항만은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이 담당할 산업정책비서관에게 따로 보고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해양분야는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해양환경·영토·자원 등 각 분야 업무가 어디에 소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비서관을 배출하지 못한 ‘청외대’ 부처가 되면서 시어머니만 최소 2명 이상으로 늘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농식품부와 해수부 등 장차관 인사는 하마평이 무성한 다른 부처와 달리 특별한 얘기가 들리지 않고 있다. ‘깜깜이 인사’에 정보를 구하지 못한 공무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새 정부가 대통령 직속 농어업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공약해 놓고 관심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린다.

해수부는 일각에서 장관 후보로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을 거론하는 것도 마뜩잖은 분위기다. 김 회장이 올 들어 남해 바다모래 채취와 수협은행장 선임을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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