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가동 중단 비츠로셀, 정상화 속도낸다

입력 2017-05-22 17:47  

3개 공장 임차·매입 6월부터 부분 가동

2개월 만에…납기 공백 최소화
당진에 1천억 들여 신공장 건설
빠르면 12월 본격 가동

7월 초까지 상장유지 여부 결정



[ 김낙훈 기자 ]
지난 4월21일 충남 예산공장 화재로 가동을 완전 중단한 리튬 1차전지업체 비츠로셀이 회사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우선 공장 세 곳을 임차하거나 매입해 6월부터 차례로 부분 가동을 시작한다. 일부 제품은 해외에서 아웃소싱하기로 했다. 당진에 아예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 당진 신공장은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55·사진)는 22일 “평택 청북의 공장(약 4000㎡)을 매입해 6월 둘째주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예산 공장 전소 후 2개월이 채 안 돼 부분적이나마 생산을 재개하는 것이다. 또 다른 공장 두 곳을 임차해 7~ 9월 사이에 차례로 제품을 생산한다.

장 대표는 이와 함께 당진에 본공장을 짓기로 하고 이날 충남도청에서 안희정 충남지사, 김홍장 당진시장과 공장 건설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당진인더스파크에 들어설 본공장 및 연구소는 부지 4만2000여㎡, 연면적 1만6500㎡ 규모로 853억원(임차공장 투자액 등을 합치면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이르면 12월 가동한다.

장 대표는 “당진공장이 완공되면 생산은 거의 100% 정상화된다”며 “예산공장은 매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 설비가 거의 전소된 뒤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속도로 재기에 나서고 있다”며 “본공장 건설 4~6개월 전부터 부분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납기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선별적으로 일부 제품 아웃소싱에 나서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1987년 설립된 이 회사는 리튬 1차전지를 생산해 2016회계연도(2015년 7월~2016년 6월)에 연결 기준으로 9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75%를 해외에서 일궜다. 화재 이전인 2017회계연도 3분기(2016년 7월~2017년 3월)까지 매출은 8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2% 늘었다.

리튬 1차전지는 오래 보관해도 방전이 적고 기존 알칼라인전지나 망간전지보다 에너지 밀도와 전압이 높은 강점이 있다. 기존 건전지가 1.5V인 데 비해 리튬 1차전지는 대개 3.6V다. 사용할 수 있는 온도 범위가 넓고 가볍다. 리튬은 금속 중 가장 가벼워 물에 뜨는 금속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방위산업, 석유시추 장비, 해양기기, 소방·안전장비에서 사물인터넷(IoT)에 이르기까지 수요가 늘고 있다.

대우그룹 공채 출신인 장 대표는 32세에 대우전자 베네룩스 3국 판매법인 대표에 발탁됐고 2006년 비츠로셀에 합류한 뒤 2008년 대표에 취임해 신기술 개발, 생산품목 다각화, 품질 안정화, 해외 및 국내시장 다변화에 주력했다. 특히 무전기 등에 들어가는 군용 배터리 일변도에서 탈피, 전기·가스·수도계량기 및 원격검침기 등 스마트그리드로 제품 다각화를 주도했다.

코스닥 상장업체인 비츠로셀은 화재 후 4월 하순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9일 비츠로셀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비츠로셀로부터 경영계획서를 제출받아 심사한 뒤 늦어도 7월10일까지는 상장 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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