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체 동반 실적부진 속 1분기 영업이익 48% 감소
가라앉은 투자심리 극복 여부가 성패 좌우할 전망
이 기사는 05월22일(04:1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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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가 1년4개월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주요 업체들의 실적부진으로 제지업 자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가라앉은 것을 극복하느냐가 이번 자금조달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다음달 9일 3년 만기 회사채 7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조달한 자금은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전망이다.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은 오는 31일 진행된다. 결과가 좋으면 발행금액을 최대 10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고 있다.
한솔제지가 가장 최근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지난해 2월이다. 이 회사는 500억원을 모집했던 당시 수요예측에 62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와 발행금액을 700억원으로 늘렸다. 제지업체들이 주수익원인 인쇄용지 판매감소 등으로 고전한 가운데서도 호실적을 이어간 것이 기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2015년(750억원)과 지난해(1221억원) 잇따라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수요가 줄고 있는 인쇄용지 비중을 줄이고 감열지 등 특수지 비중을 늘리는 사업구조 재편 효과와 원재료인 펄프가격 하락과 환율상승(달러 강세)이 겹친 덕분이다.
하지만 올 들어 실적이 주춤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한솔제지의 올 1분기 매출은 3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영업이익은 177억원으로 47.8% 감소했다. 펄프, 고지, 라텍스(제지 원료 결합재)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지만 제지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익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도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데 한 몫 했다.
다른 대형 제지업체 실적도 동반부진하고 있다. 한솔제지와 함께 국내 양대 제지업체로 꼽히는 무림페이퍼는 올 1분기 영업이익(93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악화는 곧바로 자금조달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이 회사가 4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 220억원의 매수주문만 들어온 것이다. 신문용지 제조업체인 페이퍼코리아도 올 1분기 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3년 넘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IB업계는 이 회사의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성장전략에 투자자들의 얼마나 공감하느냐가 이번 수요예측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말 한솔아트원제지를 합병한 이후 인쇄용지 생산설비를 고마진 제품인 감열지 생산설비로 전환하고 있다. 내년 설비전환 투자가 완료되면 현재 연산 18만6000t인 감열지 생산능력은 세계 1위 규모인 연산 31만9000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2013~2015년 덴마크 샤데스, 네덜란드 텔롤, 독일 알앤에스 등 유럽 감열지 제조업체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특수지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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