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물 3.69%·10년물 3.82%…발행규모 각각 5000억으로 확대
[ 서기열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22일 오후 3시21분
보험업계 새 회계기준인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에 나선 현대해상과 동부화재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뭉칫돈이 몰렸다. 이들 회사가 각각 손해보험업계 2, 3위로 안정성을 갖춘 데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이 오는 26일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지난 18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 539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경쟁률은 1.8 대 1이었다.
동부화재가 4000억원어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해 17일 벌인 기관 수요예측에도 6190억원의 ‘사자’가 몰려 1.5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두 회사는 이 같은 흥행에 힘입어 발행 규모를 각각 5000억원과 4990억원으로 증액했다. 현대해상 대표주관은 KB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동부화재 대표주관은 KB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은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상당수 손보사는 지난해 투자한 채권을 만기보유증권에서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다가 작년 11월 채권금리가 상승(채권값 하락)하자 큰 폭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동부화재의 RBC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259%에서 4분기 말 173%로, 현대해상은 같은 기간 222%에서 158%로 떨어졌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이 마무리되면 동부화재의 RBC비율은 199%로, 현대해상은 약 183%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에다 안정성을 갖춘 상품이란 평가가 흥행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를 비롯해 후순위채 발행 계획이 없는 중소형 보험사가 수요예측에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투자팀장은 “형태는 후순위채지만 두 회사 모두 선순위 채권을 발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선순위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IFRS17이 도입되면 생명보험사보다 손해보험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데다 두 회사는 손보업계 2, 3위의 대형사로 손실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 후순위채 신용등급은 ‘AA(유효등급 기준)’. 10개 투자등급 중 상위 세 번째에 해당한다.
동부화재 후순위채 발행금리는 7년물이 연 3.695%, 10년물 연 3.832%, 5년 중도상환 옵션을 포함한 10년물이 연 3.532% 수준으로 잠정 결정됐다. 현대해상도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등급 ‘AA’인 회사채의 평균 시가평가 금리(7년물 연 2.721%, 10년물 연 3.233%)에 비해 각각 0.974%포인트, 0.599%포인트 높다.
기관투자가의 고금리 장기물에 대한 수요와 보험사의 자본 확충 욕구가 맞아떨어지면서 보험사의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중순 5년 조기상환청구권이 포함된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지난달 말에는 NH농협생명이 후순위채 5000억원어치를 찍었다.
■ 후순위채
발행사가 파산할 경우 돈을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다른 채권에 비해 후순위인 채권으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 만기 5년 이상이면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은행 보험사 등이 주로 발행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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