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알파고, '기발한 수' 스스로 개발…초반부터 판흔들기

입력 2017-05-23 14:08   수정 2017-05-23 14:23


더 강력해진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세계랭킹 1위 커제 9단을 상대로 능수능란하게 판을 흔들고 있다. 인간의 바둑 지식을 넘어 '기발한 수'를 스스로 찾아내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파고는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 1차전에서 커제를 상대로 백을 잡고 첫수 화점에 이어 소목으로 판을 짰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선 백을 잡을 경우 양화점 포석을 펼쳤었다.

다소 평이해 보이던 판은 알파고의 10수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한 수로, 알파고가 예전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바둑을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업계에서는 알파고가 지난해 한국 대국 때보다 더욱 강력해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에서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국 전 알파고는 16만여건의 기보를 배우는 '지도학습'과 이를 기반으로 더 승률이 높은 수를 계산하는 '강화학습'을 병행했다. 인간의 기록을 대거 학습하는 방식으로 실력을 키운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국을 준비하면서 알파고는 기보를 참고하지 않고 스스로 바둑을 두는 강화학습에만 집중했다. 이는 알파고가 인간의 바둑 지식을 뛰어넘어 새로운 방식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연산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구글은 지난해 한국 대국에서 머신러닝에 특화된 AI용 칩 TPU 기반 서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알파고에 탑재된 TPU는 지난해 버전의 개량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 17일 미국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TPU 2세대'를 공개했다. TPU 2세대는 현존하는 타사의 최정상 AI용 하드웨어와 비교가 어려울 만큼 연산 속도와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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