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던 개 투병중 아이디어
목줄에 거는 무게 6.7g 만보기…소프트웨어 내장 운동량 체크
작년 첫 제품 4억5000만원 매출
[ 임락근 기자 ] ‘반려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질병이 생기기 전에 건강관리만 잘하면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시형 펫피트 대표(사진)의 도전은 이런 의문점에서 출발했다. 키우던 강아지가 오랜 투병생활을 해 약값과 수술비만 1000만원 가까이 들면서 생긴 고민이었다. 그는 “사람은 만보기로 운동량을 측정하는데 동물은 그런 게 없다”며 “반려견의 운동량을 추적할 수 있다면 운동량과 체중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생활습관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13년 창업동아리 팀원 두 명과 함께 시작한 도전의 결과물은 2015년 말에 나왔다. 반려견의 목줄에 거는 무게 6.7g의 작은 만보기 ‘펫피트 라이프로거’였다. 만보기에 내장된 소프트웨어가 반려견의 운동량, 수면량, 소모한 칼로리양에 관한 정보를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에 보낸다. 이렇게 집계된 데이터를 견종과 나이, 몸무게를 고려한 평균 운동량에 견줘 충분한지, 부족한지를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판단으로 회사 역량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나눴다. 디자인과 앱 개발은 직접 했지만 하드웨어는 외부 업체에 맡겼다. 직접 하는 것보다 외주를 맡기는 게 비용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유통도 통신사인 SK텔레콤에 맡겼다. 이 대표는 “2015년 SK텔레콤이 주최한 비즈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인연으로 SK텔레콤과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펫피트 라이프로거를 처음 세상에 내놨을 때 국내에는 반려견용 만보기를 만드는 곳이 없었다. 미국, 영국 등 해외에는 비슷한 물건을 생산하는 곳이 있었지만 무거운 제품뿐이었다. 이 대표는 반려견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크기와 무게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무게가 6.7g인 펫피트 라이프로거를 개발했다. 이 대표는 “세계 최소형이자 최경량인 반려견용 만보기”라고 했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해 4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관심이 더 많았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에서 주문이 쇄도했다. 이 대표는 “아직은 국내보다는 선진국 반려동물 시장이 큰 편”이라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 해외 전시회에 참여해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소개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펫피트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을 추가하고 수의사와 연계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이 대표는 “운동량 같은 기본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체외 진단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올해는 3만 대 이상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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