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유방암, 5년 생존율 높지만 5년뒤 재발 가능성도 높다

입력 2017-05-23 17:44   수정 2017-05-29 16:52

국내 유방암 재발률은 6~20%
수술 후 5년 지나도 지속적 검진 필요



[ 임락근 기자 ]
10년 전 유방암 2기 판정을 받고 유방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김모씨(59). 요즘 들어 기침이 잦고 부쩍 숨이 차 병원을 다시 찾았더니 폐와 간에서 암세포가 발견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 이후 항암치료와 함께 정기적으로 검사도 받았지만 암세포 전이나 재발 증세가 없었기에 매년 한 번씩 받던 검진을 4년 전부터 소홀히 한 게 화근이었다.

유방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0기부터 4기까지로 구분된다. 비교적 초기라고 할 수 있는 2기 이내에 발견해 치료하면 생존율이 90%가 넘을 만큼 치료 성적이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뒤늦게 재발이 많은 암이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재발률은 6~20%다. 유방암은 대부분 5년 이내에 재발한다. 그러나 4명 중 1명꼴로 10년 후 재발하기 때문에 5년이 지나도 완치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전문의들은 초기 유방암 치료 이후 5년이 지나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매년 정기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김민균 중앙대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은 표적 치료, 항호르몬 치료 등으로 치료기간이 다른 암에 비해 길다”며 “뒤늦게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수술 후 5년이 지나도 지속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방암 생존자는 수술한 유방 및 림프절에서의 재발뿐만 아니라 뇌, 뼈, 폐,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도 있다. 반대편 유방에 2차적인 추가 암이 발병할 위험이 정상인보다 높기 때문에 반대편 유방과 난소의 예방적 절제가 권유되기도 한다. 미국의 유명 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유방암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 유방암과 관련이 깊은 BRCA1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하고 2013년 예방 차원에서 유방을 절제했다.

하지만 유방암 치료를 받고 5년이 지나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병원을 더 이상 찾지 않고 정기적인 검사도 지나쳐버리는 환자가 많다. 김희준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보통 암 치료 초기에는 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목표가 있어 정기검사는 물론 환자 스스로 재발과 전이를 막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한다”면서도 “5~10년 정도 지나도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환자 스스로 ‘완치’됐다고 여겨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받아야 하는 검사까지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병원비, 약제비 등 모든 급여항목의 본인 부담률이 5%인 중증질환 산정특례 혜택이 암환자로 등록돼 치료를 받고 5년이 지나면 만료되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진료비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바람에 정기검진을 늦추거나 지나쳐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젊은 나이에 진단받았거나 암 발견 당시 림프절 전이가 있는 등 유방암 재발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환자는 주치의와 항호르몬 치료의 연장요법에 대해서도 상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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