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메슈티컬 전쟁'
의약품보다 개발기간 짧고 판매허가 등 시장진입 쉬워
바이오벤처 줄줄이 도전장
줄기세포 등 기능성 더해 한해 매출 500억 웃돌기도
약국·드럭스토어는 물론 백화점으로 유통채널 넓혀
미국·중국·인도 등으로 해외진출도
[ 김근희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앞다퉈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화장품의 기능과 성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약국 화장품’으로 불리는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은 화장품을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삼아 치료제 연구개발(R&D) 등에 재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약바이오업계, 코스메슈티컬 ‘붐’
유한양행은 이달 초 뷰티·헬스 전문 자회사 유한필리아를 설립했다. 사내 미래전략실에 있던 뷰티 신사업팀을 자회사로 독립시켰다. 마케팅 디자인 등을 맡는 12명으로 시작해 규모를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우선 유한양행에 필요한 뷰티 제품을 공급하고 오는 3분기 자체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JW신약, 파미셀, 테고사이언스 등 바이오 기업들도 잇달아 화장품을 내놨다. JW신약은 최근 세포치료제 기술을 접목한 피부과용
마스크팩 ‘닥터클라로’와 일반 소비자용 제품인 ‘더마이리스’를 출시했다. 파미셀은 식물 줄기세포 화장품 브랜드 ‘셀바이텐’을 선보였다. 테고사이언스는 지난해 화장품 개발을 위한 자회사 큐티젠랩을 설립하고 지난달 ‘액트 원 씬 파이브’라는 전문 브랜드를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비교적 시장 진입이나 상품화가 쉬워 관련 사업을 시작하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시장진입, 판매허가 등이 까다롭고 오래 걸리는 의약품 대신 화장품 부문을 캐시카우로 삼고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것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코스메슈티컬 시장
최근 코스메슈티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다. 검증된 효능의 의약성분을 화장품과 접목한 제품을 의미한다. 의사 약사 등 의료 전문가가 연구 및 개발에 참여한 제품도 코스메슈티컬에 속한다. 기존 화장품이 피부 관리의 개념이라면 코스메슈티컬 제품은 피부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 시장에 나온 코스메슈티컬 제품 대부분이 피부 재생 기능이 있는 화장품인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코스메슈티컬 세계 시장은 2012년 320억달러에서 2017년 470억달러로 연평균 8%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항노화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소득이 높아지면서 미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이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5000억원 안팎이다. 전체 화장품 시장의 4% 수준에 불과하지만 매년 15% 이상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제약사 중 보령제약, 동국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등은 각각 트란시노, 센텔리안24, 셀블룸 등의 화장품 브랜드를 내놓으며 일찌감치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했다. 메디포스트, 차바이오텍 등 바이오 벤처기업도 꾸준히 제품을 내놓고 있다.
동국제약 등 사업 효과 ‘톡톡’
코스메슈티컬 사업을 펼치는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 등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2015년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출시한 동국제약은 지난해 화장품으로만 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센텔리안24의 마데카 크림은 200만 개가 팔리며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동국제약의 올해 화장품 사업 매출은 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약은 화장품 부문 성장에 힘입어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달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는 전문 매장 ‘메이 올웨이즈’를 만들었다. 메이 올웨이즈는 지난달 충남 천안시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에 입점했다. 동국제약은 기존 홈쇼핑, 인터넷 위주였던 화장품 유통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 절차를 마쳤다. 중국에서는 위생허가를 취득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피부전문 임상기관인 IEC에서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메디포스트의 셀피움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4.5% 증가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메디포스트는 올해 화장품 유통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다. 차바이오텍 계열사인 차바이오에프앤씨의 화장품 브랜드 ‘세러데이 스킨’은 미국 백화점 노드스트롬 등 해외 매장에 입점했다.
일부에서는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들이 너도나도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빠르게 레드오션으로 바뀌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한 화장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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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보다 개발기간 짧고 판매허가 등 시장진입 쉬워
바이오벤처 줄줄이 도전장
줄기세포 등 기능성 더해 한해 매출 500억 웃돌기도
약국·드럭스토어는 물론 백화점으로 유통채널 넓혀
미국·중국·인도 등으로 해외진출도
[ 김근희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앞다퉈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화장품의 기능과 성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약국 화장품’으로 불리는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은 화장품을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삼아 치료제 연구개발(R&D) 등에 재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약바이오업계, 코스메슈티컬 ‘붐’유한양행은 이달 초 뷰티·헬스 전문 자회사 유한필리아를 설립했다. 사내 미래전략실에 있던 뷰티 신사업팀을 자회사로 독립시켰다. 마케팅 디자인 등을 맡는 12명으로 시작해 규모를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우선 유한양행에 필요한 뷰티 제품을 공급하고 오는 3분기 자체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JW신약, 파미셀, 테고사이언스 등 바이오 기업들도 잇달아 화장품을 내놨다. JW신약은 최근 세포치료제 기술을 접목한 피부과용
마스크팩 ‘닥터클라로’와 일반 소비자용 제품인 ‘더마이리스’를 출시했다. 파미셀은 식물 줄기세포 화장품 브랜드 ‘셀바이텐’을 선보였다. 테고사이언스는 지난해 화장품 개발을 위한 자회사 큐티젠랩을 설립하고 지난달 ‘액트 원 씬 파이브’라는 전문 브랜드를 만들었다.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비교적 시장 진입이나 상품화가 쉬워 관련 사업을 시작하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시장진입, 판매허가 등이 까다롭고 오래 걸리는 의약품 대신 화장품 부문을 캐시카우로 삼고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것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코스메슈티컬 시장최근 코스메슈티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다. 검증된 효능의 의약성분을 화장품과 접목한 제품을 의미한다. 의사 약사 등 의료 전문가가 연구 및 개발에 참여한 제품도 코스메슈티컬에 속한다. 기존 화장품이 피부 관리의 개념이라면 코스메슈티컬 제품은 피부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 시장에 나온 코스메슈티컬 제품 대부분이 피부 재생 기능이 있는 화장품인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코스메슈티컬 세계 시장은 2012년 320억달러에서 2017년 470억달러로 연평균 8%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항노화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소득이 높아지면서 미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이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5000억원 안팎이다. 전체 화장품 시장의 4% 수준에 불과하지만 매년 15% 이상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제약사 중 보령제약, 동국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등은 각각 트란시노, 센텔리안24, 셀블룸 등의 화장품 브랜드를 내놓으며 일찌감치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했다. 메디포스트, 차바이오텍 등 바이오 벤처기업도 꾸준히 제품을 내놓고 있다.
동국제약 등 사업 효과 ‘톡톡’
코스메슈티컬 사업을 펼치는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 등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2015년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출시한 동국제약은 지난해 화장품으로만 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센텔리안24의 마데카 크림은 200만 개가 팔리며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동국제약의 올해 화장품 사업 매출은 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약은 화장품 부문 성장에 힘입어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달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는 전문 매장 ‘메이 올웨이즈’를 만들었다. 메이 올웨이즈는 지난달 충남 천안시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에 입점했다. 동국제약은 기존 홈쇼핑, 인터넷 위주였던 화장품 유통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 절차를 마쳤다. 중국에서는 위생허가를 취득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피부전문 임상기관인 IEC에서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메디포스트의 셀피움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4.5% 증가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메디포스트는 올해 화장품 유통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다. 차바이오텍 계열사인 차바이오에프앤씨의 화장품 브랜드 ‘세러데이 스킨’은 미국 백화점 노드스트롬 등 해외 매장에 입점했다.
일부에서는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들이 너도나도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빠르게 레드오션으로 바뀌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한 화장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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