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화장품 하나, 브랜드 먹여 살려요

입력 2017-05-23 18:03   수정 2017-05-24 05:53

쟁여놓고 쓰는 '킬링 아이템'

화장품 마니아 '코덕' 추천
국산 화장품은 1만원 미만 마스카라 픽서·크림 인기

수입제품은 색조 잘 나가



[ 민지혜 기자 ] 30대 직장인 김지영 씨에게는 몇 개씩 사두고 쓰는 화장품들이 있다. 평소 눈화장이 잘 번져 이를 막아주는 에뛰드 아이 프라이머와 안 번지는 마스카라는 두어 개씩 사둬야 안심이 된다. 생기있고 촉촉한 입술 표현을 위한 베네피트 차차틴트, 얼굴 유분기를 잡아주는 이니스프리 미네랄 파우더는 파우치에 항상 넣고 다닌다.

화장품 마니아를 지칭하는 이른바 ‘코덕’(코스메틱+덕후)들이 몇 개씩 쟁여놓고 쓰는 제품들이 있다. 신제품이 나오면 바로 사서 써보는 이들이 수백 가지 제품 중 가장 좋았다며 추천하는 ‘킬링 아이템’들은 시간이 지나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브랜드를 먹여 살리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성비 뛰어난 국산 화장품

이들 제품 중엔 1만원이 채 안 되는 저렴한 화장품이 많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눈화장이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에뛰드 ‘프루프 10 아이 프라이머’는 써보니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후기가 넘쳐나는 베스트셀러다. 눈가에 바르기 편하고 5500원이라는 부담없는 가격이 강점으로 꼽힌다. 2009년 6월 출시 후 지금까지 50만 개 이상 판매됐다.

마스카라가 잘 고정되도록 도와주는 ‘닥터 마스카라 픽서’, 매끄러운 피부를 오래 지속시켜 주는 ‘글로우 온 베이스 오일불륨&하이드라’, 속눈썹을 길고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컬 픽스 마스카라’도 에뛰드의 킬링 아이템들이다.

‘글로우 온 베이스 하이드라’는 광고 없이 입소문만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출시 6개월 만에 10만개 이상 팔렸다. 에뛰드 관계자는 “광고 촬영을 하는 주력상품이 아닌데도 꾸준히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들이 있다”며 “최근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린 제품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만원대 화장품 중에선 이니스프리의 ‘노세범 미네랄 파우더’, 네이처리퍼블릭의 ‘히말라야 솔트 클렌징 밤’의 인기가 좋다. 노세범 미네랄 파우더는 이니스프리 파우더 부문 매출 1위 상품으로, 화장을 마친 뒤 유분기를 잡아주는 용도로 주로 사용한다. 히말라야 솔트 클렌징 밤은 물에 지워지지 않는 마스카라까지 말끔하게 지워준다는 후기가 한몫했다. 작년 12월 출시 후 현재까지 5만개 이상 팔렸다.

◆해외 베스트셀러 국내서도 인기

수입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다른 브랜드에 없는 색조 제품들이 꾸준히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다. 베네피트의 ‘차차틴트’는 틴트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2011년 처음 나온 뒤 69만 개 이상 팔려나갔다. 1개(12.5mL)에 4만50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자연스럽게 오렌지색을 내주고, 브러시로 입술에 바르기 편하다는 점 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갈색병’으로 불리는 에스티로더의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리커버리 세럼’과 키엘의 ‘울트라페이셜크림’ ‘카렌듈라 꽃잎 토너’, ‘수분폭탄크림’으로 불리는 빌리프의 ‘더 트루크림-모이스처라이징 밤’, 숨37의 ‘시크릿 에센스’ 등도 화장품 마니아들이 변함없이 추천하는 기초 제품들이다. 빌리프 수분크림은 2010년 출시 후 현재까지 410만 개 이상 판매됐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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