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센텀에 둥지 튼 '파트너스퀘어'
망 비용 역차별 논란에는 '한 목소리' 주문
"네이버스럽지 않다."
네이버가 지난해 4월 '프로젝트 꽃'을 처음 발표했을 때 기자들 사이에서의 반응이었다.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굳이 오프라인 소상공인과 창작자들을 지원하겠다고 나서자 의아하다는 분위기였다.
그로부터 1년 후. 네이버의 프로젝트 꽃은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부터는 소상공인 창업 지원 시설인 '파트너스퀘어'를 전국으로 본격 확대한다. 오프라인에서의 보폭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서울 역삼에서 출발했던 소상공인 지원 시설 '파트너스퀘어'는 부산으로 영역을 넓혔다. 네이버는 연내 광주, 내년 대전으로 파트너스퀘어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는 24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트너스퀘어 부산을 거점으로 경상권 소상공인과 네이버의 노하우, 기술 접점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파트너스퀘어 부산은 경상권 내 접근성이 용이한 부산 해운대구 센텀 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부산 지하철 2호선 센텀시티역 인근 임페리얼타워 13층에 있다. 주변으로는 벡스코, 신세계백화점 등 상업, 전시시설이 밀집했다.
한 대표는 스몰 비즈니스가 온라인과 잘 어울리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좀 더 네이버스러운 것을 해보자는 고민이 있었다"며 "기존 온라인에 없던 상품과 콘텐츠를 사용자들과 이어주는 데서 그 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향후 파트너스퀘어는 각 지역별 특성과 사업자 관심사를 반영해 운영될 계획이다. 이번 부산점의 경우 패션·의류 사업 분야에서 교육 및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부산을 포함한 경상권은 패션·의류 사업이 다른 지역보다 활성화됐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네이버 쇼핑플랫폼인 스타일윈도에서 패션 부문 거래액은 경상권이 수도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부산점은 개인 창작자들을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가상현실(VR) 촬영 장비와 크로마키 전문 스튜디오 등 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제공한다.
네이버는 향후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고도화해 소상공인을 위한 서비스와 툴도 내놓을 계획이다. 상품 재고를 확인해 스스로 주문을 받는 챗봇과 개인화 상품 추천 서비스 등을 예로 들었다.
한 대표는 "국내 소상공인들의 창업 실패율도 생각보다 높다"며 "사업 단계에 따라 조언과 컨설팅을 해주는 비즈니스용 AI 어드바이저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네이버는 올 초 발표한 600억원 규모의 창업지원펀드(분수펀드)를 활용해 3년간 200억원을 판매자 성장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창업단계와 성장단계, 성공진입단계, 성공안착단계 등 4가지로 구분해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한 대표는 최근 불거진 통신망 비용(트래픽 비용) 논란과 관련해 국내 정보통신(IT)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제 시작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경우 망 비용을 부담하면서는 살아남기가 힘들 것"이라며 "국내 업계가 목소리를 모아 정부와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 사이에 망 비용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서 국내 IT 업계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망 비용을 통신사업자에게 내고 있지만, 구글과 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들은 이 비용을 내지 않는다.
부산=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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