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생활의 변화에 비해 서비스 개선속도 느린 업종서
유망기업 선정…투자 나설 것
산업의 변화 읽는 능력 탁월…직방·해피콜 등 '원석' 발굴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관심
[ 정영효 / 유창재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24일 오전 11시7분
올해 10조원(80억달러) 규모 새 펀드를 조성하고 있는 골드만삭스 계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골드만삭스PIA가 한국 시장에서 투자처를 찾아 나선다. 골드만삭스PIA는 지난 20여년간 국민은행과 씨앤앰에서부터 배달 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민족과 부동산 앱 직방까지 한국 산업의 전환기마다 새롭게 뜨는 유망 기업을 발 빠르게 발굴해 투자해온 운용사다. 벌써부터 제2의 배달의민족과 직방이 어디가 될지 업계 관심이 높다.
이재현 골드만삭스PIA 한국담당 대표(사진)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령화 핵가족화 등 소비생활 변화에 비해 서비스 개선 속도가 느린 업종에서 투자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롭게 뜨는 서비스업이 다 유망 투자처는 아니다”며 “경기순환에 지나치게 민감한 업종은 피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PIA가 지난 2월 국내 최대 산업가스 제조업체인 대성산업가스를 1조9500억원에 팔면서 이 대표는 단숨에 ‘스타 PEF 매니저’의 반열에 올랐다. 2년여 만에 세 배 가까운 차익을 올려서다.
그가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산업 변화 속에 ‘원석’을 발굴해 내는 능력 때문이다. 골드만삭스PIA가 투자한 배달의민족과 직방, 주방용품 제조사 해피콜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 당시 “글로벌 PEF가 왜 장래가 불투명한 사업에 투자했을까”라는 의문을 산 곳들이었다. 하지만 투자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대박’을 예약해 놓고 있다. 이 대표는 “기업의 한 부문이어서 별도 재무제표조차 없지만 떼어내 인수하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부도 많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PIA는 외국계 PEF 가운데 가장 꾸준히 한국에 투자해왔다. 1999년 국민은행에 5억달러를 넣은 이래 지금껏 투자한 금액은 2조원을 넘는다. 외환위기를 맞아 헐값에 기업을 산 뒤 막대한 이익을 내고 철수한 다른 외국계 PEF와는 다른 행보다.
특히 새로 뜨는 업종의 신주에 투자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투자해 금융회사의 경영 정상화에 기여했다. 방송이 디지털시대로 접어든 2004년엔 케이블TV업체 씨앤앰에 돈을 넣었다. 2000년대 후반 신재생에너지가 뜨자 CS윈드와 손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이 돈을 버는 구주 인수 대신 회사에 신규 자금을 수혈하는 신주 투자로 성장의 양분을 제공했다.
이 대표는 “지분 투자를 통해 대주주와 발전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게 골드만삭스의 차별화된 전략”이라며 “대기업 지배구조와 사업재편 관련 거래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영효/유창재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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