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주식에 20% 투자…비상장주 처분 전 수익 실현
[ 나수지 기자 ] DS자산운용이 비상장 주식 등 대체자산에 주로 투자하면서 일부 자금으로 상장 주식도 매매하는 헤지펀드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내놨다. 상장 주식을 담지 않았던 기존 대체투자 헤지펀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S자산운용은 지난달 20일 ‘DS different C 전문투자사모형’ 헤지펀드를 12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이 펀드는 설정 후 한 달간 3.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산의 80%가량을 비상장 주식에 투자한다. 상장을 1~2년 앞둔 기업에 투자해 상장 전 장외시장이나 상장 후 장내에서 지분을 팔아 수익을 낸다. 투자자문사 시절부터 비상장 주식 투자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DS자산운용의 특기를 살렸다.
나머지 20%가량은 상장 주식에 투자한다. 대부분 상장한 지 1년이 안 된 새내기 기업의 주식을 사고판다. 신규 상장 기업은 정보가 많지 않다는 게 투자 리스크(위험)로 꼽힌다. 하지만 DS자산운용은 상장을 앞둔 기업에 투자한 경험이 많아 정보가 적더라도 비교적 리스크를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시간외로 주식을 대량 매매하는 블록딜, 인수합병(M&A) 등 상황에 따른 수익을 노리는 ‘이벤트 드리븐’ 등 전략을 활용해 주식을 사고판다.
DS자산운용이 이런 펀드를 내놓은 이유는 기존 대체투자 헤지펀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비상장 주식 등 대체투자 자산만 담은 펀드는 투자 후 차익실현까지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리고 평가손익을 계산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펀드 설정 후 일정 기간 수익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조창래 DS자산운용 대체투자본부장은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일부 헤지펀드는 초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비상장 주식을 섣불리 처분하기도 한다”며 “초기에는 상장 주식에서 수익을 내고 적기에 비상장 주식을 매도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펀드 목표”라고 설명했다.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조 본부장은 “모집한 자금을 한번에 소진하기 어렵기 때문에 펀드에는 잉여 현금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며 “기존에는 이 자금을 은행 예금에 두기도 했지만 대신 상장 주식에 투자하며 굴리는 게 수익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S자산운용은 비슷한 구조의 헤지펀드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새 투자자를 모집한다. 대체투자·상장주식 투자 비중은 ‘DS different C 전문투자사모형’과 같되 비상장 주식 대신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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