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영 기반 사업 다각화 성공
5개사업군·40개 계열사…작년 4조5000억 매출 올려
[ 김태현 기자 ]
화승그룹(회장 현승훈·사진)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고 나섰다. 계열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성장 동력원을 확보하고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 전략이다.
1953년 동양고무라는 상호로 창립한 화승그룹은 자동차부품과 소재, 신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종합무역, 화학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국제시장과 위기 속에서 과감한 사업 다각화와 집중을 통한 기술경영을 기반으로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을 살려나가겠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성장을 이끌고 있는 중심 동력원은 화승R&A와 화승T&C 등 자동차부품 사업군. 이들은 창틀고무(웨더스트립)와 저압 및 고압, 에어컨 호스 등 고무 관련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현대와 기아자동차, GM, BMW, 폭스바겐 등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 중국(태창, 베이징), 인도, 독일, 터키, 멕시코에 이어 브라질, 중국 충칭에도 자동차 부품 사업의 세계적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미래 사업을 위한 연구개발(R&D)에도 주력하고 있다.
소재사업군의 화승소재는 중국과 인도 ‘CMB’ 공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해외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화학사업군에 속하는 화승인더스트리는 충남 아산의 C&D중앙연구소를 통해 R&D를 넘어 개방형 연구개발방식(C&D)으로 화학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신발 접착제와 자동차 코팅제 사업 부문을 더욱 강화해 화학 전문 기업으로 미래 발판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화승엑스윌은 컨베이어벨트, 산업용 호스 및 시트류, 방현재와 산업용 고무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드릴십과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의 해양플랜트 설비 가동에 필요한 연료와 케미컬을 공급받는 벙커 스테이션용 호스도 개발 중이다. 화승네트웍스는 통합구매와 철강, 일반무역에 경쟁력 있는 무역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종합무역상사로 도약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신발 ODM 사업에서는 베트남 동나이의 화승비나와 중국 다롄의 장천제화다롄유한공사는 아디다스 네오(NEO) 및 리복 로열(Royal) 운동화를 생산하고 있다.
화승R&A, 화승인더스트리에 이어 지난해 말 상장한 화승엔터프라이즈는 국제경쟁력을 내세워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화승비나(HS VINA·베트남 법인)’의 국내 상장 회사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세계 아디다스 운동화의 12.5%대를 생산하고 있는 점유율을 2020년까지 20%대로 끌어올려 매출 1조3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생산 규모도 지난해 월 400만 켤레에서 올해 450만 켤레로 늘릴 방침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그룹과 함께 신규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스피드 프로그램’을 통해 생산량을 2015년 15% 수준에서 2020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스피드 프로그램을 적용한 ‘네오라벨’의 성공을 통해 핵심역량을 인정받은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올해부터 ‘코어 풋웨어(Core-FootWear) 프로젝트’를 시행해 아디다스 러닝화, 트레이닝화, 테니스화, 농구화 등 신규 카테고리군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리복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립해 고단가의 리복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아디다스 러닝, 리복 신규 제품 등 고단가 제품군을 확대해 평균 판매가를 높이면서 수익성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미드솔과 화학수지 등의 고부가가치 신발 중간재 생산도 늘려 이익률을 높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화승은 기존 사업의 내실도 다지고 사업군 내에 다른 아이템을 개발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인 경기 하락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자세로 임직원이 소통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해내고 있다. 선택과 집중, 변화와 혁신을 통한 기술경영이 만들어낸 화승그룹은 5개 사업군, 국내외 40개 계열사가 지난해 4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했다.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은 “정상에 오르게 하는 것은 겸손이고, 정상에서 끌어내리는 것은 교만”이라며 “화승은 글로벌 중견그룹인 저력을 살려 최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몸을 낮추고 소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스마트 경영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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