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테슬라 '슈퍼차저' 오픈…찻잔속 태풍에 그칠까

입력 2017-05-26 12:01   수정 2017-05-26 12:04

슈퍼차저 연내 14곳 예정
테슬라 한국 사업 본격화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한국 사업을 본격화할 모양새다. 테슬라는 최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지하주차장에 '슈퍼차저'(급속충전소) 5기를 설치했다. 내달 종로 그랑서울과 천안, 원주에 슈퍼차저를 오픈하고 연내 총 14곳으로 충전소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 30분 충전으로 270㎞ 주행

슈퍼차저는 테슬라 전기차의 국내 보급을 위한 첫 단추라 할 수 있다. 테슬라가 사업을 하기 위한 핵심 장치다. 물론 테슬라 전용 완속 충전소인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이용해도 되지만 배터리 완충까진 7~8시간 소요돼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슈퍼차저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모델S 90D 기준으로 30분만 충전하면 최대 270㎞를 달릴 수 있다.

테슬라 전기차가 우리나라 도로를 많이 달리기 위해선 결국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는 급속 충전소가 늘어나야 한다. 이는 치열해지는 수입차 시장에서의 생존 문제와도 직결된다.

초기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수백여 곳의 슈퍼차저를 세웠다. 최근에는 올해 말까지 미국 전역에만 1만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테슬라가 북미에서 보급률을 늘릴 수 있었던 이유다.

테슬라를 대표하는 모델S는 차값이 1억원이 넘는다. 90D 트림이 6월 말부터 계약자들에게 출고된다. 테슬라코리아는 사전계약 대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75D, 100D 등 2개 트림이 인증을 진행 중이고 온라인 주문을 받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가 한국에서 열풍을 몰고온 이유는 '자동차업계 아이폰'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모델3 초도 주문에는 전세계 수십만명이 몰렸다.

그런데 모델3는 아직 경험한 사람이 아무도 없고 상품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내집 주변에 슈퍼차저가 있지 않다면 지금 당장 모델3를 누군가가 선물한다고 해도 운행하기까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 슈퍼차저 확충하나

테슬라가 한국에 슈퍼차저를 꾸준히 확충할까.

박재용 자동차미래연구소장은 "슈파차저 설치는 테슬라가 한국에 론칭했으니깐 한 번 타볼 사람은 타보라는 보여주기 식으로 보여진다"며 "집(차고)에서 충전할 수 있는 일부 부유층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현 시점에서 충전소는 많지 않아도 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보급형 '모델3'가 국내 계약자들에게 출고를 끝낸 시점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모델3를 온라인으로 주문한 소비자는 약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불편없이 차를 이용하려면 슈퍼차저는 적어도 수백개가 설치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모델3는 테슬라 최대 시장인 북미와 중국에 우선 순위로 공급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한국에는 사실상 언제 이 차가 올지도 불확실하다.

권용주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테슬라는 자동차를 많이 팔기 보다는 궁극적으로 태양광을 유료로 판매하는 에너지회사가 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태양광 패널회사인 솔라시티를 인수하며 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솔라시티는 주택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솔라 루프), 거기서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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