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후 브라질 국채로 '대박'
손실봤던 자산이라도 상황따라 변해
한국 주식 여전히 싸…투자 매력 '충분'
[ 최승욱 기자 ]
고액 자산가들이 사랑하는 두 명의 시크릿머니매니저가 한 팀을 이뤘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주식을 넘어 환율, 상품 등 다양한 자산을 운용하며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매니저 출신 백두희 차장(SK증권 경기PIB센터)과 투자동아리연합회 회장 출신으로 기업 분석에서 탁월한 능력을 지닌 주원종 대리(SK증권 경기PIB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세계 자산의 움직임을 부지런히 점검하고 기업을 분석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을 만나 성공하는 투자 비법을 물어봤다.
▷투자 결정의 노하우는.
“관찰하고 또 관찰해라. 성공하는 투자는 관찰에서 시작된다.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세계 자산 중에서 다양한 투자 대상을 발견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시장 변화에 맞춰 투자 자산과 투자 방법도 변해야 한다. 과거 주식투자로 괜찮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주식에만 집중한다면 더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우리는 2012년 유동성 정책을 강조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당선과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아베 트레이드’ 움직임을 확인하고 국내 주식시장을 벗어나 원·엔 환율 하락에 투자했다. 1년3개월간 약 980%의 수익률을 올렸다.”
▷주식투자의 성공 조건은.
“경제학, 금융지식은 물론 기술 분야의 지식과 통계학, 심리학, 역사 등도 알고 있어야 한다. 지식을 쌓으면서 상식의 깊이를 더하는 것은 향후 투자할 때 두터운 확신을 갖게 하고 투자 규모를 결정짓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바탕 위에 우리는 하루에도 몇 개의 기업을 분석하며 데이터를 축적한다. 시장 흐름이 우리가 조사한 기업에 유리하게 흘러갈 때 누구보다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즉 배경 지식과 더불어 상세한 기업 조사가 더해질 때 투자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특별한 기회를 잡는 방법이 있는가.
“같은 정보를 접하더라도 사람들은 각자 달리 받아들인다. 이런 현실은 시장에서 왜곡으로 나타난다. 좋은 회사의 가치가 갑자기 떨어지거나 허울뿐인 회사의 주가가 연일 상승해 시장의 주인공으로 등극하기도 한다. 군중심리에 휩싸인 시장 참가자들은 오르는 회사에만 관심을 가질 뿐 떨어지거나 소외된 주식에는 관심이 없다. 이런 때 역발상으로 접근한다면 안정적이면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는 기계 및 화학 섹터가 소외받고 있지만 우리는 이 섹터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기계 및 화학 섹터를 주목해 지켜보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것이다.”
▷금융상품 투자의 원칙은 무엇인가.
“투자의 대가들은 ‘잘 아는 곳에 투자하라’고 강조한다. 금융상품 역시 잘 파악하고 아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쏟아지는 금융상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높은 수익률만 좇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상품의 기초자산 구성과 시스템 등을 정확히 알아차리는 것은 필수다. 우리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려는 고객들이 상품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덕분에 금융상품 투자 성공률도 높다.”
▷시대 흐름을 중시한다고 들었다.
“작년 11월 트럼프 시대가 개막한 뒤 주목한 자산은 ‘브라질 국채’였다. 브라질 국채는 손해를 본 투자자가 워낙 많아 기피 자산 중 하나였다. 우리는 브라질 경제가 긍정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측하고 브라질 채권을 재조명해 투자한 뒤 두 달 만에 두 자릿수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손실을 본 자산이더라도 경제와 정치 등 주변 환경이 바뀐다면 다시 한 번 점검하고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
▷코스피지수가 역사적인 고점을 돌파했다. 시장 전망은.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해야 할 때다. 미국과 유럽의 소비가 살아나면서 시작된 재고 축적 현상은 원자재 생산과 제조업 중심의 신흥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경제주체들의 자신감을 베이스로 한 야성적 충동이 더해지면서 세계 증시가 계속 달아오르고 있다. 과거 미국에 집중된 자금이 유럽과 이머징 국가로 유입되면서 시장의 탄력을 더해주고 있다. 물론 글로벌 경제의 재고 축적 속도가 조금씩 느려지고 유가를 중심으로 보였던 인플레이션까지 주춤하면서 조정받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글로벌 정치 리스크와 더불어 국내 정치 리스크까지 정점을 지났고, 국내 기업들은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반으로 높은 이익 증가세를 보이면서 매력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가치 대비 주가는 여전히 싸다. 국내 증시의 리레이팅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최승욱 미디어전략부장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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