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공장과 반도체 '양대축'으로
[ 노경목 기자 ]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에 3차원(3D) 낸드플래시 전용 공장 추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준공한 시안 1라인에 이은 2라인으로 2019년 이후 생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등이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시장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시안 2라인 연내 착공 전망”
2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웨이퍼 기준 월 수 만 장의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시안 2라인을 짓기로 하고 중국 지방정부와 최종 협의 중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연내에는 착공할 것”이라며 “다음달 말 평택 3D 낸드플래시 공장 준공 시점에 관련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3D 낸드플래시 월 생산량은 지난해 말 25만 장에서 올해 66만 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중국 XMC 등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결과다. 시안 공장 증설은 삼성전자가 해당 시장에서 우위를 유자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중국에서 월 20여만 장 생산 가능
2014년 준공된 시안 1라인에서는 월 12만 장의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착공하는 2라인이 2019년 말 가동되면 삼성전자는 시안에서만 한 달에 20여만 장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20만 장을 생산하는 평택 공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3D 낸드플래시 생산 양대 축을 이룰 전망이다. 두 지역의 위상은 다르다. 시안 공장은 평택 공장보다 1~2세대 낮은 3D 낸드플래시 제품을 생산한다. 스마트폰 제조사 등 중국 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첨단 공정을 통해 사양이 높은 제품은 평택 공장에서 제조한다.
삼성전자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3D 낸드플래시는 기존 평면 낸드플래시와 비교해 속도가 빠르고 내구성이 뛰어나면서도 전력 소모는 적다. 평면 미세공정 기술이 10나노미터(㎚)대에서 한계를 맞으며 수직으로 쌓아 집적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낸드플래시를 처음 개발한 도시바와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였지만 지금은 삼성전자가 3D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2016년 이후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시장 점유율은 60%를 훌쩍 웃돈다.
◆“투자 계획 앞당긴다”
삼성전자는 양과 질에서 모두 시장 우위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평택 공장은 애초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했지만 6월 말로 생산 시기를 앞당겼다.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시안 2라인 착공도 3~6개월 빨라졌다. 2018년으로 예상되는 평택 2라인 착공도 더 빨리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 많이 쌓을수록 높아지는 3D 낸드플래시 집적도에서도 한발 앞서가고 있다. 도시바, 마이크론 등이 올해 들어서야 생산하고 있는 48단 제품을 지난해부터 만들고 있다. 올해부터는 64단 제품을 생산하며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 등이 빠르게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3D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치킨게임이 벌어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낸드플래시를 대량으로 필요로 하는 전자부품시장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5세대 이동통신이 본격화되면 데이터 통신량은 더 늘어난다. 그만큼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저장장치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4년간 150만 장의 낸드플래시를 추가로 생산해야 한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쳐 3D 낸드플래시에 공급 과잉이 오면 수율과 생산효율이 생존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낮은 생산원가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삼성전자가 투자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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