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구사무 ‘펀드’편 제4회다. 3회에 걸친 시리즈가 펀드를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이번 호에선 독자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할 내용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창구업무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이것이다. “어떤 펀드가 좋은가요?” “이 펀드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언뜻 들으면 쉬운 질문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학교에서 금융자격증을 공부했지만 정확한 답을 내놓기 어렵다. 이론상의 내용을 실습으로 연결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구사무 직원은 어떤 원칙에 따라 펀드상품을 추천해줘야 하는지 살펴보자.
좋은 펀드 선택 원칙
대부분 학생이 생각하는 좋은 펀드의 기준은 높은 수익률일 것이다. 물론 이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펀드는 원금 보호상품이 아니다. 따라서 수익률에 따르는 반대급부 즉 원금 손실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무조건 수익률이 중심이 될 수 없다. 좋은 펀드를 선택하는 원칙을 뽑아보면 대략 아래와 같다.
첫째, 운용 규모의 확인
보통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은 수십 개 펀드를 운용한다. 따라서 모든 펀드를 정성껏 관리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의 입장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돈이 많이 들어오는 펀드(운용 규모가 큰 펀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운용 규모가 작은 경우 수익률이 과다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운용규모가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익률 개념으로는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벤치마크(BM)의 수익률과 비교
수익률이 높다고 하면 무조건 좋을까? 만약에 주가지수 상승률이 30%인데 여러분이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10%라고 한다면 현재의 저금리 기조에서는 수익률은 높지만 시장지수와 비교했을 때는 높은 수익률이라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해당 펀드와 비교할 수 있는 벤치마크지수도 살펴보아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아래와 같은 위험지표를 감안해 적절한 수익률 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베타(β) : 시장의 움직임에 비하여 얼마나 민감한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베타(β)가 1보다 크면 시장 움직임에 비해 민감하게 움직임을 뜻한다. 베타(β)가 0이면 시장변동폭만큼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
▷표준편차 : 과거의 평균수익률의 변동폭이다. 표준편차가 크다면 과거 펀드의 수익률 변동폭이 컸다는 의미가 된다.(그만큼 수익률이 들쭉날쭉하다는 이야기다.)
▷샤프지수 : 펀드가 가진 위험을 어느 정도의 수익률로 보상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샤프지수가 높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동일한 위험을 가진 펀드중에서 수익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외부 평가기관의 등급확인
미국에는 ‘모닝스타’라는 유명한 펀드평가 기관이 있다. 수천~수만 개에 이르는 펀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등급을 부여함으로써 투자자에게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한국도 비슷한 기관들이 있다. 해당 기관들의 펀드평가 등급을 확인하므로써 객관적인 선택의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넷째, 현재 및 미래의 트렌드 파악
보통 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나 운영을 맡는 자산운용사들은 펀드의 경우 무조건 장기 적립식 투자가 좋다고 강조한다. 심지어 수익률이 떨어지는 경우 더 살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그 펀드가 현재의 트렌드와 동떨어지거나 갑작스러운 인기에 편승한 펀드라면 무조건 장기적인 적립식 투자는 오히려 마이너스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및 미래의 트렌드를 잘 반영할 수 있는 펀드를 골라 추천을 해줄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독서를 끊임 없이 해야 한다. 산업동향과 기업에 대한 이해는 간접투자인 펀드에서는 역시 중요한 요소다.
김상민 < 책임연구원 유비온 금융경제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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