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부터 중년 구직자까지 눈에 띄어
2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관. 깔끔한 정장 차림의 청년들이 자기소개서를 하나씩 들고 채용상담 부스로 발걸음을 옮긴다. 채용안내 게시판 앞에는 까치발을 한 채 공고를 들여다보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날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이곳에서 열었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채용박람회에는 자동차 부품 기업 등 134개사가 참가했다.
채용박람회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면접을 보고 다양한 입사 정보를 얻는다. 이와 함께 전문가 상담, 이력서 컨설팅을 받고 증명사진도 무료로 찍을 수 있다.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이날 개막식에서 "협력사의 성장, 발전을 위한 우수 인재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친 고용창출 확대에 기여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2012년 시작된 채용박람회는 그동안 8만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현대·기아차는 장소를 제공하고 재정적 지원을 하는 등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공정거래 협약과 협력사 취업을 지원하는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등도 운영 중이다.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차량용 LED(발광다이오드) 생산업체 엘이디라이텍 측은 "사업 확장과 성장을 위해 인재가 필요하다"며 "담당할 직무와 지원자의 역량이 일치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업은 2007년 현대·기아차와 내외장 LED 사업에 동반 진출했다.
강원도 원주에서 온 정모씨(25)는 떨리는 목소리로 "취업준비를 하던 도중에 직장을 구하려고 와봤다"며 "지난번 채용박람회에 같이 온 친구는 입사까지 성공했는데, 이번엔 취업 문턱을 꼭 넘고싶다"고 말했다.
정씨는 "참가 기업이 다양해서 한 눈에 살펴보기에 좋다"며 "사옥에서 보는 면접보다 부드럽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다만, 서둘러 면접을 준비했지만 경력직을 뽑는 채용 공고가 상당수인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채용상담 부스에는 청년들 외에 중년층 구직자도 간혹 눈에 띄었다. 긴장된 표정으로 면접을 마치고 나온 최모씨(49)는 "자동차업계에서 부장 직급까지 올라갔으나 남들보다 빨리 퇴사하게 됐다"며 "사업도 생각했지만 무모한 것 같아 이렇게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때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서둘러 다음 채용상담 부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는 이날 서울 일정을 끝내고 오는 7월11일까지 광주, 울산, 대구, 창원 등에서 차례로 열릴 예정이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신청 및 면접 예약을 할 수 있다. 또 경력 구직자를 위한 신청란도 별도로 마련됐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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