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상일동 고급주택 단지 재건축 '시동'

입력 2017-05-29 19:28   수정 2017-05-30 07:32

주변 시세 올라 수익성 높아져
현대·삼성·우성·효성빌라 등 4곳
안전진단 받았거나 신청 준비 중



[ 김형규 기자 ] 서울 상일동 일대 고급주택 단지들이 일제히 재건축 준비에 들어갔다. 준공된 지 30년 가까이 돼 노후된 데다 주변 저층단지의 분양권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9일 상일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한영외국어고 맞은편 6개 고급주택 단지 중 네 곳이 재건축 안전진단을 받았거나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고덕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이곳에는 최고 12층 높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현대빌라(84가구)는 올 3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효성빌라(69가구)는 3월 예비안전진단을 받은 데 이어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하고 있다. 가로주택사업을 진행 중인 벽산빌라(54가구)는 지난해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사업계획 승인을 준비 중이다. 3개 동, 101가구 규모로 신축될 예정이다. 착공은 2018년 7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단지들도 재건축 준비에 나서고 있다. 삼성빌라(132가구)와 우성빌라(105가구)는 주민을 대상으로 안전진단 신청을 위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 상암로를 따라 자리잡은 이 단지들은 상일동산, 강동아름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녹지환경이 풍부하다. 9호선 4단계 구간(보훈병원~샘터공원) 초역세권(가칭 한영외고역)인 것도 장점이다.

재건축 중인 인근 5층 높이 단지들의 분양권·입주권 가격이 급등하자 고급주택 단지도 재건축에 나섰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고덕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는 8억3000만원 안팎에 실거래됐다.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그라시움 전용 84㎡ 분양권(로열층)은 9억원을 호가한다. 분양가 대비 8000만원 안팎이 올랐다.

재건축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가격도 강세다. 삼성빌라 전용 84㎡는 지난해 초 6억5000만원 선이었으나 현재 7억3000만~7억7000만원을 호가한다. 인근 A공인 대표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잠잠했지만 재건축 재료가 부각되면서 최근 들어 매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매물이 많지 않은 편이어서 투자자들이 물건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근 B공인 대표는 “일부 단지는 대지지분이 분양평수와 비슷할 정도로 많아 수익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면한 과제는 재건축 동의율 확보다. 인근 K공인 대표는 “각 빌라에 연세 드신 분이 많아 지금의 고즈넉한 단지 분위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는 통합 재건축을 원하고 있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재건축을 단지별로 진행하면 소음, 분진 등의 피해가 생길 수 있어 통합으로 하는 편이 낫다”며 “하지만 종전 재산가치 평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아직 통합 움직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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