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코스닥 노크하는 '신마포갈매기'…외식업체 기업공개 '물꼬' 터진다

입력 2017-05-29 20:05   수정 2017-05-30 06:15

신마포갈매기 브랜드 보유 '디딤', 작년 매출 690억·영업익 54억
성장성·수익성 골고루 갖춰

본죽도 하반기 이후 상장 검토

사모펀드가 보유한 놀부 등도 기업매각 대신 IPO 할 수도



[ 이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29일 오후 2시45분

한식당과 고깃집 등 개인 소유 외식업체들이 기업공개(IPO) 시장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최근 수년간 프랜차이즈 창업이 급증한 가운데 고유한 맛과 서비스로 기업화에 성공한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결과다.

◆물꼬 트는 ‘신마포갈매기’

한식 전문 외식업체인 디딤은 오는 8월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인 한화ACPC와 합병을 통해서다.

디딤은 ‘신마포갈매기’ ‘백제원’ ‘도쿄하나’ 등 16개 직영 음식점을 운영하며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약 14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코스닥 입성에 성공한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자는 맥주 전문점 ‘쪼끼쪼끼’를 운영하는 태창파로스(2007년 상장 후 2015년 상장폐지), ‘미스터피자’로 잘 알려진 MPK(2009년 상장), 패스트푸드 브랜드 ‘맘스터치’를 보유한 해마로푸드서비스(2016년 상장) 등 세 곳뿐이다. 치킨·피자·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제외한 일반 음식점으로는 디딤이 첫 상장 도전이다.

디딤의 코스닥 상장은 국내 대형 음식점의 상장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여러 외식업체가 IPO를 검토하며 시장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본죽’으로 유명한 본아이에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올 하반기 이후 상장을 검토 중이다.

한식 브랜드 ‘강강술래’를 운영하는 전한과 ‘하남돼지집’을 보유한 하남에프앤비도 “직상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빠른 유행 변화에 따른 디스카운트(가치 할인) 탓에 스팩과의 합병 등 우회상장을 선택한 기존 상장 외식업체들과 달라진 모습이다.

요리연구가이자 방송인 백종원 씨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도 잠재적 상장 후보로 꼽힌다. ‘새마을 식당’ ‘한신포차’ ‘빽다방’ 등 20여개 브랜드를 보유한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09억원)보다 80% 급증한 수치다.

부자되세요(브랜드 창고43), 놀부(놀부보쌈) 등 사모펀드가 소유한 외식 업체들도 기업 매각 대신 IPO를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엔타스(경복궁), 한솥(한솥도시락), 삼원가든(삼원가든), 신화푸드(긴자) 등도 꾸준히 수십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는 기업으로 시장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상장으로 사업확대 동력 마련

이들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은 소비 경기 침체 속에서도 웬만한 상장사를 뛰어넘는 성장성과 수익성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2006년 설립된 디딤은 지난해 690억원의 연결 매출과 5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04년 설립된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2000억원을 돌파했다.

외식 업체들의 상장은 줄을 이을 전망이다. 외식시장 성장과 더불어 관련 창업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2014년 기준 4288개로 2010년 대비 68% 증가했다. 전체 프랜차이즈 중 외식 프랜차이즈 수가 약 70%를 차지할 정도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좋은 아이템을 가진 외식업체들이 직영이 아닌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상장이나 지분 매각 등으로 자금을 확보해 직영점을 늘리거나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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