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화학+a' = 딥체인지 2.0…SK이노베이션, 2020년까지 신성장 동력에 10조 투자

입력 2017-05-30 18:09  

배터리, 2025년 점유율 30%로 화학, 고부가 포장재 등에 집중
해외 M&A도 적극 추진

기존 석유사업은 '3동 전략', 동북아·동남아·중동 마케팅 연계



[ 김보형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2020년까지 신성장 동력인 전기차 배터리와 화학사업을 중심으로 10조원을 투자한다. 주력인 석유사업은 생산과 마케팅, 거래를 연계하는 모델을 개발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에 발맞춰 사업 및 수익구조를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은 30일 서울 서린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터리와 화학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현재 16조원 수준인 기업가치를 30조원까지 끌어올려 국내 ‘톱5’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의 에너지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SK인천석유화학, SK루브리컨츠,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등 5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과감한 M&A 예고

SK이노베이션은 선제적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통해 배터리와 화학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세계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로 지난해 25GWh(기가와트시)에서 2020년엔 110GWh, 2025년엔 300∼1000GWh로 초고속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김 사장은 “1.1GWh 수준인 생산량을 2020년까지 10GWh로 늘릴 계획”이라며 “현재 5% 수준인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2025년엔 30%를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개발을 통해 2018년까지 1회 충전으로 500㎞를 갈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를, 2020년엔 700㎞를 갈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자동차와 벤츠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화학사업은 국내 생산·기초 화학제품 중심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고부가 분야인 포장재와 자동차용 화학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M&A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미국 1위 화학기업 다우케미칼의 에틸렌 아크릴산 사업을 3억7000만달러(약 4159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에틸렌 아크릴산은 고부가 화학제품인 기능성 접착 수지 중 하나로 알루미늄 포일 등 포장재용 접착제로 주로 활용된다. 2015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만큼 실탄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며 “SK종합화학을 ‘글로벌 톱10’ 화학기업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동남아 중동 시장 석유사업 확대

전통적 사업 분야인 석유와 윤활유, 석유개발은 엑슨모빌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신사업 기회를 찾기로 했다. 석유사업은 동북아와 동남아, 중동을 연결하는 이른바 ‘3동’ 시장에서 생산과 마케팅, 거래를 연계하는 모델을 개발한다. 이들 지역에선 원유 공동 조달과 반제품 교환 등도 추진한다. 윤활유 사업은 고급 윤활유의 핵심 원료인 그룹Ⅲ 기유 시장에서의 글로벌 1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석유개발사업은 원유 탐사를 진행 중인 베트남에서 생산과 개발까지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셰일오일 개발도 확대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텍사스주와 오클라호마주에 셰일오일 유전 운영권을 갖고 셰일 자원을 생산하고 있다. 연초에는 석유개발사업 본사도 미국으로 이전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도 에너지·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플러스알파를 갖추는 방향으로 딥 체인지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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