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유동성 규제 조치로 올 상하이증시 0.21% 상승 그쳐
"중국 본토기업 대신 미국·홍콩 상장된 텐센트·알리바바 등 투자할만"
[ 하헌형 기자 ] 2014년 11월 후강퉁(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이 시행되면서 한껏 달아올랐던 중국 주식 투자 열기가 3년 만에 싸늘하게 식었다. 국내 투자자의 후강퉁 거래대금은 2년 전보다 90% 가까이 급감했다.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도 투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올 들어 시중 유동성을 회수하는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는 데다 중국 경제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이 커지면서 중국 주식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개점휴업 들어간 후강퉁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투자자의 후강퉁 거래대금은 34억4457만위안(약 57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15년 같은 기간 거래대금(287억3601만위안)의 10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1~4월 거래대금(54억1611만위안)과 비교해도 40% 가까이 급감했다.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도 자금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에서 판매 중인 159개 중국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4038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같은 기간 457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유럽 펀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유출 규모다.
김성준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차장은 “중국 펀드에 넣어둔 돈을 빼 인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펀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올 들어 인도 펀드와 동남아 펀드에는 각각 2449억원, 78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중국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줄어든 것은 중국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 26일까지 상하이종합지수는 0.21%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기간 한국(코스피·상승률 15.75%) 미국(다우산업·6.67%) 독일(DAX30·10.00%) 영국(FTSE100·6.00%) 인도(SENSEX·16.84%) 대만(자취안·9.17%) 등 주요국 주가지수가 세계 경기 회복 기대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본토 주식 투자는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경기와 기업 실적, 시중 유동성 등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요인 중 시중 유동성 감소를 중국 증시 부진 요인으로 꼽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증시와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두 차례 단기 금리를 올렸다. 시중 유동성을 회수하는 조치도 취했다.
지난달에는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가우정지 한화자산운용 아시아에쿼티운용팀 과장은 “이런 조치들이 증시 거래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국 개인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며 “올 하반기까지 중국 정부의 유동성 규제 조치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준 차장은 “중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2015년 3분기 이후 여섯 분기 만에 최대치인 6.9%를 기록하는 등 경기가 호전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여전히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의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점도 증시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본토 주식 대신 홍콩,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찐링 KB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주가가 40% 넘게 오른 텐센트 알리바바 등 홍콩·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을 담는 펀드에 가입하는 걸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면 라오반전기(가전제품) 구이저우마오타이(주류) 화둥제약(의약품) 등 중국 ‘내수 1등주’를 사서 보유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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