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채권발행 9곳 모두 흥행, 발행금액 2.6조…그룹사 중 최대
[ 김진성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31일 오전 6시3분
주식시장에서 고공행진 중인 LG그룹 계열사들이 채권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올 들어 채권 발행에 나선 9개 계열사 모두 ‘흥행 불패’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LG그룹이 회사채로 조달한 금액은 2조원을 훌쩍 넘겼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26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 결과 총 1조3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1000억원씩 발행 예정인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6100억원과 4200억원의 ‘사자’가 들어왔다. 이 회사는 풍부한 투자수요에 힘입어 발행금액을 3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계열사 9곳 모두 흥행몰이를 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LG전자 등 9개사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4.1 대 1에 달했다. 가장 경쟁률이 낮았던 LG하우시스 회사채에도 모집금액의 세 배가 넘는 청약이 들어왔다.
이 중 1조원 이상의 뭉칫돈을 끌어모은 곳은 LG디스플레이 등 세 곳이다. 지난 1월 LG유플러스의 회사채 발행에 1조800억원의 청약이 들어온데 이어 지난달 19일 LG화학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2012년 4월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1조7700억원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올 들어 LG그룹이 발행한 회사채만 2조6200억원에 달한다. 작년 한 해 발행금액(2조8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국내 그룹사 중 가장 많은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주력 사업들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이면서 기관투자가들의 평가가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LG그룹 상장사 9곳의 올 1분기 평균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15%, 120.6% 증가했다. LG하우시스를 제외한 모든 회사가 매출 증가와 함께 이익을 늘렸다. 이 중 LG전자(83%) LG디스플레이(2498%) LG이노텍(1만6441%) 등 전자 계열사의 영업이익 증가세가 돋보였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발행액 1500억원)에 이어 지난 4월(700억원)에도 성황리에 10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신용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5일 이 회사의 글로벌 신용등급(BBB)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바꿨다.
IB업계 관계자는 “채권 투자자들은 기업의 장기적인 사업적·재무적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본다”며 “최근 잇따른 회사채 흥행은 LG그룹의 실적 개선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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