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기술투자한 창원 중소기업, '비행기 폭발' 막는 장치 내놨다

입력 2017-05-31 18:57  

'제2 전성기' 이엠코리아

직경 8m급 터널 굴착기
핵융합실험로 부품 등 대형 국책과제 잇단 수주



[ 김해연 기자 ] 경남 창원시의 정밀부품 가공분야 강소기업 이엠코리아(대표 강삼수·사진)가 대형 국책과제를 잇달아 수주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30년 동안 축적된 첨단기계 설계와 가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방산·항공, 에너지·환경, 발전, 터널굴착기(TBM)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엠코리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한 세계일류소재(WPM) 과제 수행 결과 항공·선박용 질소발생장치를 4년여 만에 개발해 사업화에 나선다고 31일 발표했다. 질소발생장치는 항공기 및 선박의 안전 운항을 위한 것으로 연료 소모량만큼의 불활성 기체(질소 등)를 탱크에 공급해 화재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이엠코리아는 5월 초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양산 중인 수리온과 상륙기동헬기에 들어갈 질소발생장치를 43억원에 수주해 생산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선박용 질소발생장치 실용화 모델도 개발했다. 17만㎥급 LNG선용 모델로 미국선급협회의 형식승인을 받아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연구개발사업인 ‘직경 8m급 TBM 설계 및 제작 국산화기술개발과제’의 수행 주체도 이엠코리아다. 총개발금액은 226억원으로 4월부터 2021년 말까지 진행한다.

TBM은 암반에 압력을 가해 분쇄한 뒤 굴착해 터널을 뚫는 자동화 기계다. 중소구경은 수로터널·전력구·통신구·가스관로 공사에, 대구경은 고속도로·지하철·GTX철도 터널 공사에 쓰인다. 그동안 국내 도로 및 GTX 터널공사에는 독일과 일본 등에서 도입한 TBM을 사용했다.

이엠코리아는 5월 국가핵융합연구소와 139억원 규모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인공태양 블랭킷 차폐블록 공급계약’을 맺어 또 한번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ITER 공동개발사업은 국제공동 핵융합실험로 건설 및 운영사업으로 7개국이 수행하는 공동프로젝트에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으로 명함을 내밀게 됐다.

이엠코리아의 이 같은 성과 뒤에는 축적된 기술력과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있었다. 1987년 3월 설립된 동우정밀이 모체인 이엠코리아는 공작기계사업으로 출발해 첨단기계 설계와 가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방산, 발전설비, CNC공작기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수소스테이션 등 환경에너지사업과 항공우주·TBM 분야에도 뛰어들어 2011년 이후 신사업에만 1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지속해 수전해 관련 8건의 특허 및 실용신안권을 획득하고 수전해 수소제조장치를 독자 개발했다.

강삼수 대표는 “공작기계 방위산업 발전설비산업 등 모든 기계 부품 가공과 조립 생산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밑바탕은 기술력”이라며 “사람과 긍정의 힘을 DNA로 삼아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해가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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