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옥빈이 큰 일을 해냈다. 영화 '악녀'를 통해 여성 액션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가 자신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강렬한 액션 영화다.
이 영화에서 김옥빈은 국가 비밀조직에 스카우트돼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지만 진실을 숨긴 의문의 두 남자 등장 후 운명에 맞서기 시작하는 킬러 숙희 역을 맡았다.
그는 '악녀'를 통해 2009년 '박쥐' 이후로 8년 만에 칸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으로 상영된 후 김옥빈은 새 액션 여제의 탄생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6월 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옥빈은 "이 순간을 기다려 왔던 것 같다"고 작품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나를 염두했다고 한다"라며 "이런 작품이 나에게 들어온 것이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충무로에 여성 중심의 영화가 고갈된 상태였던 지라 김옥빈 또한 작품 제작이 가능한지에 대해 의심했다고 한다.
김옥빈은 "여성 역할이 축소된 상태였기에 믿기지가 았았다"라며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그것도 하나의 재능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 많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우린 액션배우다', '내가 살인범이다' 등을 연출했던 정병길 감독은 김옥빈을 통해 액션에 대한 한을 풀었다.
김옥빈은 "감독님이 액션 영화에 가지고 있던 로망을 저를 통해 대리만족 한 것 아닐까 싶다"라며 "숙희는 장총에, 도끼, 쌍검까지 못 다루는 무기가 없다"라고 말했다.
어린시절 영화 '동방불패'를 보며 액션 배우에 대한 꿈을 키웠던 김옥빈은 이제 임청하도 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갖게 됐다.
그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7월에 액션스쿨에 들어가 3개월 동안 액션을 배웠다. 너무 힘들었는데 촬영을 끝내고 나니 너무 아까운거다. 앞으로 액션작품 몇 편 더 들어왔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영화 '악녀'는 오는 8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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