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 한류 플랫폼 '구스TV' 시작하는 이웅 CPM 대표 "스페인어로 한국 드라마·웹툰 등 알릴 것"

입력 2017-06-01 19:00  

멕시코 양궁 대표팀 감독하며 9월부터 인터넷으로 K팝 등 방송
"중남미 한류팬 300만명 넘어 비보이·난타공연도 유치할 것"



[ 유재혁 기자 ] “스페인어로 만든 한류 콘텐츠 플랫폼 ‘구스티비(Goods TV)’를 오는 9월1일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세계 최초 스페인어 기반 한류 플랫폼일 겁니다. 드라마와 예능, K팝 등 콘텐츠뿐 아니라 화장품과 액세서리, 의류 등도 소개해 중남미 한류의 메카가 되겠습니다.”

멕시코 양궁국가대표팀 감독인 이웅 CPM 대표(55·사진)가 한류 콘텐츠를 구입하기 위해 직원 6명과 함께 최근 한국을 찾았다. 이 대표는 20년간 멕시코 양궁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재직하며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 1개씩을 따내 현지에서 영웅으로 떠오른 주인공. 광고회사 CPM을 설립해 멕시코시티에 있는 멕시코국제공항의 디지털광고 사업도 독점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 방송사와 제작사, 기획사 등에서 드라마와 예능, 음악, 웹툰 등 콘텐츠를 사기 위해 협의 중”이라며 “한류 콘텐츠를 스페인어로 번역해 중남미 전체로 인터넷을 통해 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는 7월부터 비보이 공연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멕시코시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비언어 퍼포먼스 ‘난타’도 유치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또한 K팝 공연을 주관하고, K팝 페스티벌도 직접 개최하기 위해 기획사 관계자들과 논의 중이라고 했다.

“직원들이 홍대 등 서울의 거리 풍경과 시민들의 모습을 촬영해 페이스북에서 스페인어로 생중계했습니다. 한국 젊은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기 위해서였죠. 홍대 앞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모습은 멕시코인들에게 갈채를 받았어요. 멕시코에서는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가 한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에 2010년께부터 한류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어서다. 멕시코에서는 K팝 팬클럽에만 160만 명이 가입돼 있다. 소녀시대 59만 명, 유키스 7만9000명, 방탄소년단 6만6000명, 씨앤블루 4만4000명, 엑소 4만1000명, 빅뱅 3만5000명 등이다.

그는 “미등록자까지 합치면 300만 명을 헤아릴 것”이라며 “드라마나 예능 등 영상 콘텐츠도 큰 인기를 얻고 있어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K팝 팬클럽 회장단과 자주 식사하거나 행사를 후원하고 있다”며 “이들은 머지않아 ‘구스티비’가 판매하는 한류 콘텐츠와 화장품 등의 주 고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멕시코시티에서 운영하고 있는 4층 건물 카페는 멕시코인들에게 한류의 중심이다. 멕시코에 공연하러 온 K팝 스타들이 이곳에서 팬 사인회 등을 수차례 열면서 한류 팬들이 정보를 교류하는 장소가 됐다고 한다.그는 구스티비에서 매주 말 K팝 콘테스트를 열어 우승자에게 한국 체험 관광을 시켜주고 그 과정을 영상에 담아 다시 보여줄 계획이다.

이 대표는 순천고와 삼익악기에서 양궁선수 생활을 한 뒤 1994년부터 3년간 한국 여자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냈고 1997년 멕시코 양궁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스카우트됐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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