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실행으로 옮기는 주변 상황 만드는 게 중요
막무가내식 노력보다 행동 이끄는 시스템 갖춰야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조금 더 열심히 살고, 조금 더 멋있어져야 한다’고 여기는 것 같다. 이미 모두가 하루하루 탈진될 만큼 열심히 살고 있고, 다이어트와 운동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왜 그럴까. 우리는 왜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할까. 그런 채찍질이 결국 우리에게 성취감보다 좌절감을 주는 이유는 뭘까.
이런 질문을 누구보다 과학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파헤친 사람이 아트 마크먼 미국 텍사스주립대 심리학과 교수가 아닐까 싶다. 그는 어렵고 복잡한 인지심리학 연구를 지속하면서도, 그런 연구 결과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접목돼 실제적인 이로움을 주도록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과학자이자 임상가(Scientist-Practitioner Model)’로 아주 좋은 예다. 그래서 그의 책이나 강연은 교과서적이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인상적인 몇몇 사례에 의지하지 않고도 영감을 주고 공감을 얻게 한다.
그가 신간 《스마트 체인지》에서 ‘굳세게 다짐하고도 어느 사이에 포기하기’를 반복하는 우리에게 ‘현명하게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 준다고 하니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필자가 소장을 맡고 있는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는 개인의 정신건강 증진을 돕는 프로그램을 앱(응용프로그램) 형태로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 중 하나가 ‘미루는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이었기에 더 흥미롭게 이 책을 들여다봤다.
마크먼 교수가 소개하는 변화의 방법인 ‘스마트 체인지’는 포괄적이면서도 단계적이다. 촘촘한 그물망과도 같다. 인지심리를 이용한 변화법에 대해 A부터 Z까지 망라한다. 뇌의 원리나 생각이 움직이는 방식에 따라 스스로 실현 가능한 목표와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 어떤 목표를 가져야 하는지부터 어디에 중점을 둬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조언한다. 시작한 뒤에 생기는 난관들은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목표를 달성한 뒤 어떻게 안착 단계에 이를 수 있는지까지 꼼꼼하게 제시한다. 변화하기 위해 도전하는 모든 과정에서 새로운 통찰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저자는 우리의 행동을 주관하는 뇌의 원리를 통해 습관을 변화시키라고 조언한다. 바로 행동하도록 자극하는 ‘고(go) 시스템’과 행동을 억제하는 ‘스톱(stop)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다. 고 시스템에 힘을 실어주고, 스톱 시스템에 부담을 최소화해야만 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스마트 체인지의 핵심이다. 예를 들면 욕실은 양치질 습관을 위한 고 시스템이 세밀하게 설계된 곳이다. 세면대에는 통상 칫솔과 치약 보관 용기까지 갖춰져 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칫솔을 세면대에 둘 용기를 따로 구입한다. 이런 노력들은 고 시스템을 더 최적화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 책은 친절하다. 꼼꼼하게 얘기할 내용을 아주 세심하게 전달해 준다. 저자는 독자들이 “그 말이 맞다는 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이라는 말이 나올 만한 시점을 정확히 알고, 그때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예와 설명으로 희망을 잃지 않게 한다. ‘누구나 언제나 버거울 수 있다’며 달래주기도 하고, 저자를 조금 더 믿고 끝까지 해보자며 격려한다.
독자의 변화를 위해 주변 사람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자기 자신을 더 너그럽게 대하는 방법까지 안내한다. 한마디로 참 ‘스마트’하게 친절하다. 인상 깊었던 부분을 한 가지만 골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실패는 나약함을 나타내는 신호가 아니라 행동을 바꾸는 과정의 일부다. 실패를 변화 과정의 일부로 대하기 바란다.”
저자가 수많은 학생과 경영자, 기업과 ‘변화’를 함께 이뤄낸 경험이 책에 녹아 있다. 스마트 체인지를 통해 습관 변화에 성공한 곳 중 하나는 최고 의료 시스템과 탁월한 병원 경영으로 유명한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클리닉이다. 클리블랜드클리닉 직원들은 체중 감량과 금연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했다. 전사적 효과로 직원 의료비용이 4년 연속 감소하는 성과를 올렸다.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변화시키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 여전히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결국 이루지 못한 것이거나 자신에게 너무나 크고 중요한 변화라면 시도할 엄두조차 못 낼 수도 있다. 그런 이들에게 빠져나갈 구멍이 없게 습관을 바꾸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저자는 개인의 변화뿐 아니라 주변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도 함께 제시한다. 조직이 변화하기를 원하는 기업과 단체도 일독할 만하다.
홍진표 <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장(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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