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미국 센트럴파크보다 크다…'울산대공원' 새 관광명소로

입력 2017-06-04 15:27  

국내 최대규모 생태형 도심공원
개장 10여년 만에 6000만명 방문
장미원·수영장·골프장 등 갖춰

SK에너지가 공원 기부채납
울산의 대표적인 명소 자리매김



[ 최병일 기자 ]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형 도심 공원 ‘울산대공원’이 중화학 공업도시 울산광역시의 관광시장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2006년 개장 첫해부터 꾸준히 증가하던 방문객은 지난해 800여만 명까지 늘어 현재까지 총 60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다녀갔다. 한 해 울산을 방문하는 250여만 명 관광객의 80~90%는 약속이라도 한듯 공원을 찾고 있다. 지난달 공원에서 열흘간 열린 장미축제에는 전국에서 약 25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울산대공원이 지역 주민을 위한 휴식 공간을 넘어 울산 여행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필수 관광지가 된 것이다.

남구 옥동 일대에 있는 울산대공원은 전체 면적이 364만㎡로 미국 맨해튼의 센트럴파크(340만㎡)보다 크다. 공원에는 수풀이 우거진 오솔길과 산책로 사이로 수영장, 골프장 등 운동시설은 물론 식물원과 동물원, 곤충생태관, 연못, 공연장, 놀이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공원 내 최고 인기 장소로 꼽히는 5만6000㎡ 규모의 장미원에는 잉그리드 버그만, 파파 메이앙, 퀸 엘리자베스 등 세계 명예 장미 11종을 포함한 총 263종 5만7000그루의 장미가 대형 꽃밭을 이루고 있다.

울산대공원의 진짜 가치는 규모나 시설이 아니라 탄생 배경에 있다. 기업이 지역사회와 시민을 위해 추진한 사회공헌 활동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기 때문이다.

울산대공원은 지역에서 대규모 공장시설을 운영하던 SK에너지가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1995년 시민을 위한 생태공원 조성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울산의 도시 환경은 최악에 가까웠다. 시민 1인당 공원 면적은 1㎡에 불과했고 대기와 수질은 평균은 고사하고 환경 기준에 한참 못 미쳤다. 오직 성장과 개발에만 초점을 맞춘 급속한 공업화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열악한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건 국내 최초의 정유공장을 울산에 둔 SK에너지였다. 1968년 울산 우정동에서 울산직물로 시작한 SK에너지는 1974년 폴리에스테르선 공장에 이어 1980년 유공의 정유공장을 인수하는 등 줄곧 울산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당시 최종현 회장은 30여 년간 SK에너지를 사랑해준 시민과 이윤을 나누고 싶다며 1년에 100억원씩 10년을 모아 울산에 세계적인 환경친화 공원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1997년 외환위기에 이은 최 회장의 사망으로 한때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SK에너지는 약속대로 10년간 102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리고 2006년 완공과 동시에 공원을 시에 기부했다.

울산시청 관계자는 “SK에너지는 공원을 무상 기부한 이후에도 매년 시와 함께 장미축제를 공동으로 여는 등 울산대공원을 지역 대표 명소로 만들기 위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며 “SK에너지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울산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기업들이 시티투어 산업탐방코스 운영 등에 적극 협조하면서 지역 관광시장을 비롯한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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