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토마토'든 '토메이토'든 맛있으면 그만…영어 발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입력 2017-06-05 09:02  

영어를 말하는 데 있어 pronunciation(발음), stress(강세), intonation(억양) 이 세 가지가 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 발음에만 집착하는 것 같습니다.

You say either and I say either.

당신은 either를 ‘이더’라고 말하고, 나는 ‘아이더’라고 말하죠.

You say neither and I say neither.

당신은 neither를 ‘니더’라고 말하고, 나는 ‘나이더’라고 말해요.

Either, either, Neither, neither, Let’s call the whole thing off.

'이더‘, ’아이더‘, ’니더‘, ’나이더‘, 우리 이제 그만 할까요?

You like potato and I like potahto,

당신은 ‘포테이토’를 좋아하고 난 ‘포타토’를 좋아해요.

You like tomato and I like tomahto.

당신은 ‘토메이토’를 좋아하고, 난 ‘토마토’를 좋아해요.

Potato, potahto, Tomato, tomahto, Let’s call the whole thing off.

‘포테이토’, ‘포타토’, ‘토메이토’, ‘토마토’, 그냥 이대로 잊어버려요.

재치 있는 가사가 돋보이는 위 노래는 1937년작 영화 ‘Shall we dance(쉘 위 댄스)’에 나온 Let’s call the whole thing off입니다. 사실 원곡보다는 루이 암스트롱과 엘라 피츠제럴드가 부른 버전이 더 유명하답니다. 영화 ‘When Harry met Sally(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도 나와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명곡 중 하나입니다.

Let’s call the whole thing off에서 call something off는 ‘무엇을 취소하다’라는 숙어랍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쓸데없는 논쟁은 그만두자’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일상 회화에서는 Let’s call it off라는 표현으로도 많이 쓰이는데, 아이유와 임슬옹이 부른 ‘잔소리’란 노래에서도 ‘그만하자, 그만하자’라는 가사가 있네요.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니 그것 때문에 싸운다면 정말 끝이 없겠지요.

사실 영어를 말하는 데 있어 pronunciation(발음), stress(강세), intonation(억양) 이 세 가지가 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 발음에만 집착하는 것 같습니다.

영어를 하나도 못 하는 어느 아주머니가, 캐나다 마트에서 물건 값을 계산하면서 “얼마치?”라고 말하고 당당히 물건을 사갔다는 믿지 못할 일화도 있습니다. (억양만 제대로 흉내 내도 그 상황에서 얼마든지 “how much?”로 들리게 할 수 있다는 얘기겠지요~^^*)

그리고 ETS에서 만든 토익과 토플 시험에도 호주, 영국, 미국(캐나다) 발음이 다 적용됩니다. 그래서 미국 발음에만 익숙한 학생들이 영국, 호주 발음을 잘 못 알아듣기 때문에 같은 문장을 미국, 영국, 호주 발음으로 각각 읽어주는 듣기 파일이 유행하기도 한답니다.

미소 하나로 미국을 사로잡은 배우 휴 그랜트나, 비틀즈로 대표되는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 그리고 많은 여성들이 흉내 내는 니콜 키드먼의 호주 발음을 굳이 예로 들지 않아도 미국식 발음이 영어 말하기의 금과옥조는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끝으로 ‘영어 발음은 ‘키신저’만큼만 해도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독일 출신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가 발음은 독일식이지만, 정확하고 품격 있는 어휘를 구사한 데서 나온 말입니다. 독일 이민자이기 때문에 독일 억양이 매우 강했지만, 아무도 그의 발음을 문제 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발음에 신경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품격 있는 어휘와 표현을 구사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얘기지요.

이제는 English(영국 말)가 아닌, Globish(공용어로써의 영어)를 공부해야할 때입니다. 그러니 발음 스트레스 따위는 저 하늘 위로 날려버리고, 소리보다는 그 속에 담긴 의미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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