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식 언론자유와 교육개혁을 추구해온 카타르발 중동의 개혁·개방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는 관측도 있지만,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시아파 이란에 대한 수니파 사우디의 명백한 보복이라는 분석 속에 미국 개입설도 나왔다. 미국과 중동 동맹국들 관계를 흔들려는 러시아 해커의 ‘가짜뉴스’가 원인이라는 CNN 보도를 보면 러시아까지 얽혀 있다.
국제사회의 이상 추구와 현실, 냉정한 역학 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안이다. 문제는 중동의 ‘왕따’로 몰린 카타르가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의 3분의 1을 공급하고, 한국은 수입물량의 37%가 카타르산이라는 점이다. 카타르 고립과 이란 테러사태가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닌 것이다.
다시 세계의 화약고가 된 중동상황만이 아니다. ‘6월 중순 목표’라고 했던 한·미 정상회담은 날짜조차도 미정이다. 회담 의제가 어떤 수준에서,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도 알려진 게 없다. 북핵대응과 사드배치 매듭, FTA 점검 등 현안만 태산 같다. 특히 사드문제에서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하는 미국에 맞서 중국은 철회 압박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 와중에 중국과 일본 사이는 급속도로 해빙무드다. 아베 일본 총리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협력의사를 밝히자 환구시보는 1면 톱 기사와 사설로 환영했다. 중국 외교부까지 환영논평을 내면서 시진핑 주석의 방일, 7월 초 G20 회의 때 회담설까지 나왔다. 한국 외교는 지금 어디에 있나.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에서 신변 문제에 더해 업무처리 역량에서도 불안감을 갖게 했다. 한국이 동북아시아의 ‘외교 외톨이’로 좌표를 잃고 헤매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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