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 2018년 지주 전환…리딩뱅크 올라설 것"

입력 2017-06-08 19:57  

체질개선 성공한 우리은행…연체율 낮아지고 이익률↑
올해 예보지분 매각 마무리…인수합병 등도 나설 것



[ 안상미 기자 ]
우리은행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 8일 우리은행 주가는 주당 1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1만6500원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1년 전(주당 1만100원)과 비교하면 61.38% 올랐다. 민영화 첫해인 올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덕분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남은 숙제가 많다”며 “하루빨리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 지분을 매각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신한금융, KB금융과 리딩금융그룹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반기 순이익 1조 돌파할 것”

이 행장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는 이날 기자와 만나 “올 상반기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낼 것”이라며 “제대로 1등 금융그룹 경쟁을 벌이고 싶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과점주주 방식 지분 매각을 통해 민영화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엔 6년 만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우리은행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은 2015년 이 행장 취임 이후부터다. 2015년 1조593억원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1조2613억원으로 증가했다. 민영화 첫해인 올해 1분기엔 637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 추세라면 상반기 1조원 순이익 달성은 무난하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 행장은 취임 후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체질 개선에 공을 들였다. 이전까지 준(準)국책은행처럼 운영되면서 급증한 부실업종 여신 비중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행장은 “회생 가능성이 낮은 한계기업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개인 여신 등 우량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 행장 취임 이전인 2014년 대기업 대출 비중은 21%가 넘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7.1%로 줄었다. 반면 가계 대출은 41%에서 47.9%로 비중이 높아졌다.

자산 건전성 지표로 꼽히는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2014년 2.12%에서 지난 1분기 0.85%로 하락했다. 이 행장은 “1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67%였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해 리딩그룹으로”

실적이 좋아지고 있지만 우리은행은 아직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예보가 보유한 잔여 지분(18.4%) 매각이 최대 과제다. 우리은행은 연내 예보가 잔여 지분 매각을 마무리하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다른 은행들과 비교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금융계열사가 없다 보니 이자수익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과거 금융지주 시절 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이 80~90%였는데 저금리에 이자수익이 줄어 지금은 60%까지 내려왔다”며 “지주사 전환을 안 하면 우리은행이 아무리 잘해도 다른 금융지주의 60% 정도 순이익만 올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주사로 전환한 뒤 인수합병(M&A)을 통해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 계열사를 추가해 나머지 40% 수익을 채울 것”이라며 “신한금융, KB금융과도 제대로 리딩뱅크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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