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미니 신도시' 강동구, 올해 1만 가구 분양 전쟁

입력 2017-06-11 14:35   수정 2017-06-12 09:17

[ 전형진 기자 ]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강동구에서 이달부터 신규 공급이 대거 이어진다. 대부분의 물량이 8월까지 몰려 있는 ‘장마분양’이다. 분양과 함께 재건축 단지 이주도 본격화되면서 일대 부동산시장에선 시세와 분양권에 억대 웃돈이 붙고 전세는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형사 분양 속속…강동서 ‘별들의 전쟁’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강동구에 연내 일반분양 예정인 물량은 3624가구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다. 개포시영아파트 등 5개 단지의 재건축 일반분양이 쏟아지는 강남구보다 52% 많은 물량이다.

장마분양의 포문은 대우건설이 연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인근에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를 이달 말 분양한다. 이 단지 맞은편엔 재건축 대단지가 속속 들어선다. 현대산업개발도 이달 말 고덕주공 5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를 선보인다. 이어 현대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이 8월 고덕주공 3단지 재건축 분양에 나선다. 연말 GS건설의 고덕주공 6단지 재건축 물량까지 더하면 일대는 2020년께 브랜드 아파트가 1만 가구 이상 밀집한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한다.

주변에서 앞서 분양한 단지들의 성적이 좋기 때문에 여세를 몰아 흥행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롯데건설이 분양한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는 평균 청약경쟁률 11.3 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고덕주공 7단지를 재건축하는 아파트다. 대우·현대·SK건설이 지난해 고덕주공 2단지 재건축으로 선보인 ‘고덕그라시움’은 평균 22.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계약 나흘 만에 완판됐다.


재건축 이주 … ‘최대어’ 둔촌주공 대기

시세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4월 전매제한이 풀린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34㎡는 지난달 8억440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대비 최고 5000여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고덕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해 올해 초 입주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9㎡는 지난달 8억원에 팔려 연초 대비 1억원가량 올랐다. 전세 역시 5억원으로 9000만원 비싸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동구 아파트값은 지난 9일 1.23% 상승해 서울 평균인 0.45%를 웃돌았다. 전세가는 0.75% 올라 서울 평균인 0.14%보다 5배 높게 나타났다. 정병기 고덕동 가람공인 대표는 “재건축 이주 수요가 많아 전세는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6000여 가구 규모의 둔촌주공 이주가 시작되면 인근 지역으로 전세난이 번질 우려도 관측된다. 현연신 둔촌동 유진공인 대표는 “인근 위례신도시나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집을 알아보는 사람도 많다”며 “자녀 학군 때문에 멀리 이주할 수 없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전세를 찾고 있지만 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둔촌주공은 다음달 20일부터 내년 1월19일까지 이주가 진행된다. 이주비 대출 신청은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다. 둔촌주공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오는 14일 입주민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지난 4월까지 260여 가구는 이주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가 완료되면 둔촌주공은 재건축을 통해 2022년 1만1100여 가구 대단지로 거듭난다. 시공은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이 맡는다. 일반분양은 2019년 3923가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은 “강동구에 대형 분양이 이어지지만 시장 여건이 좋아 미분양 우려는 낮아 보인다”면서도 “투자 목적이라면 외곽 지역이 시장 충격을 빠르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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