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인터뷰] 리처드 라이트바운드 로보글로벌 대표 "머지않아 로봇테마 열풍…지금이 투자 적기"

입력 2017-06-11 14:49  

15개국 82곳 로봇기업 투자, 로봇공학지수 세계 첫 개발
빅데이터·인공지능과 결합…산업용 로봇시장 고속성장
현대로보틱스·고영 등 주목…아직 실적 대비 주가 저평가




“2~3년 전 바이오 헬스케어 테마가 주식시장을 강타한 것처럼 로봇공학이나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기업도 새로운 투자 테마가 될 수 있습니다.”

리처드 라이트바운드 로보글로벌 대표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이 투자를 시작하기에 적합한 때”라고 말했다.

로보글로벌은 세계 15개국에서 로봇산업과 관련한 82개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2014년 6월 ‘로봇공학과 자동화 전문지수’를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미국 영국 스위스 대만 일본 등의 운용사들은 이 지수를 벤치마크로 활용하고 있다. 이 지수는 지난해 1월~4월 말까지 37.89%의 수익을 올렸다.

라이트바운드 대표는 한국 로봇 관련기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로보틱스와 고영 등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아직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경영 실적이 탄탄한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군에 포함해 꾸준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로봇 산업은 산업용에 국한돼 있었다. 최근엔 소셜서비스(반려용) 로봇, 웨어러블 보조로봇 등 영역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기술 진화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산업용 로봇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되면서 쓰임새가 많아진 것이 한 예다. 생산현장의 매출과 주문량 등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수요예측을 하고 생산량을 조절하기도 한다. 독일 지멘스만 해도 이런 산업용 로봇을 활용해 생산성을 20년 전보다 800% 이상 높였다.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2020년까지 산업용 로봇 공급량은 매년 13~15%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주로 어떤 기업에 투자하나.

“현대로보틱스 고영 등 한국 기업을 포함해 시가총액 2조원 이상 세계 로봇 관련 기업 1000여 곳을 분석해 투자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엔 80개 안팎의 종목을 담는다. 펀드매니저뿐 아니라 로봇 전문가를 두고 회사를 분석한다. 경영 실적이 탄탄한 기업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은.

“자동화 설비를 제조하는 기업, AI, IoT, 로봇 업체 등 다양한 기업을 보고 있다. 농업 자동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도 투자한다. 하지만 애플이나 구글 등을 투자 대상으로 삼진 않는다. 글로벌 우량 기업이긴 하지만 로봇산업에 특화한 기업은 아니다. 전체 사업의 일부일 뿐이다. 시가총액이 작더라도 로봇산업에 집중해서, 밸류에이션 평가를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둔다.”

▷2015년엔 수익이 좋지 않았다.

“여러 원인이 있었다. 세계 기업에 투자하다 보니 환변동성에 취약하다. 또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산업과 연관된 기업의 수익률이 많이 떨어졌다. 현재는 글로벌 경기 호조 속에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밸류에이션도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로봇산업의 성장 기회는 여전한가.

“고령화 시대에 로봇산업은 더 주목받을 것이다. 웨어러블 보조로봇이 대표적이다. 일본 사이버다인의 고령자·장애인용 로봇슈트 ‘HAL’은 착용자가 팔을 들고 싶다고 생각하면 센서가 뇌파를 인지해 보조 로봇팔을 움직인다. 재활·노인 보조 등 어디에든 쓰일 수 있다. 미국 엑소바이오닉스와 이스라엘 리워크로보틱스 등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용 로봇업계의 영업이익이 연평균 15%의 고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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