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신인왕 이정은과 접전…침착하게 퍼트 성공하며 만세
한화 소속 선수들, 올해 5승
'동명이인' 롯데 김지현은 3위, 장하나는 공동 29위 기록
[ 이관우 기자 ]
창과 창의 대결이었다. 연장전을 치르는 동안 김지현(26·한화)과 이정은6(21·토니모리)의 티샷은 모두 페어웨이를 지켰다. 드라이버 샷 감도가 막판까지 흔들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긴장감이 극에 달할 만한 ‘서든데스’ 상황인데도 둘은 좀체 실수를 하지 않는 두둑한 배짱을 과시했다. ‘공격 골프’와 ‘공격 골프’의 불꽃 튀는 대결은 5차전까지 살얼음판 승부를 연출했다. 11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11회 에쓰오일(S-Oil)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우승상금 1억4000만원) 결승에서다.
김지현과 이정은은 이날 엘리시안제주CC(파72·652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3라운드에서 매치플레이를 방불케 하는 혈투를 벌였다. 승리의 여신은 막판에 김지현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4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 이은 시즌 2승째이자 통산 2승째다.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2승을 올린 멀티 챔프는 김해림(28·롯데)에 이어 김지현이 두 번째다. 김지현은 상금 1억4000만원을 추가하며 상금 순위 1위로 성큼 올라섰다.
샷감과 퍼트감이 모두 절정이었다. 김지현은 이날만 보기 없이 7타를 줄여 15언더파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7언더파는 최종일 데일리 베스트 성적.
하지만 2016년 신인왕 이정은이 이때부터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전반 버디 2개, 보기 1개로 한 타를 줄인 이정은은 후반 들어 13번, 14번, 16번홀에서 잇달아 버디 사냥에 성공하며 김지현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17번홀까지 한 타 차로 김지현을 몰아붙인 이정은은 마지막 18번홀에서 세컨드 샷을 홀컵 1.5m 옆에 붙인 뒤 침착하게 버디를 낚아 김지현과 동타를 만들었다. 승부는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에서도 안갯속 승부가 이어졌다. 4차 연장전까지 파 행진을 벌이며 팽팽하게 맞서던 승부는 다섯 번째 연장전에서야 무게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홀컵 주변에 정교하게 공을 떨구던 이정은의 두 번째 샷이 홀컵 주변 ‘우승 구역’을 벗어난 것이다. 내리막 굴곡까지 탄 공은 홀컵에서 한참 멀어졌다. 긴장한 탓인지 이정은의 짧은 거리 파 퍼트는 홀컵을 비켜갔다. 3퍼트 보기. 시즌 2승도 함께 날아갔다.
반면 김지현은 침착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한 뒤 두 손을 번쩍 들었다. 김지현은 “긴장이 심했지만 바랐던 2승째를 수확하게 돼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김지현의 우승으로 한화 소속 선수는 올 시즌 국내외에서 통산 5승을 올려 프로골프단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김지현과 동명이인인 롯데 소속 김지현(26)이 이날 4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로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투어 두 번째 복귀전을 치른 장하나(25·비씨카드)는 5언더파 공동 29위에 자리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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