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CEO·연예인 등 타깃
[ 윤희은 기자 ] 국내 신용카드 가운데 가장 비싼 카드는 무엇일까. 신용카드는 통상 연회비가 10만원 이상이면 프리미엄 카드, 100만원 이상이면 VVIP 카드로 불린다. 연회비가 높을수록 혜택이 많을 뿐 아니라 비싼 혜택이 주어진다.
이제까지는 현대카드 ‘더 블랙’, 삼성카드 ‘라움 O’, 하나카드 ‘클럽 1’, KB국민카드 ‘탠텀’ 등이 VVIP 카드 왕좌 자리를 놓고 다퉜다. 모두 연회비만 2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 카드들은 현대카드가 지난 4월 말 내놓은 ‘더블랙 에디션2’에 자리를 내줬다. 현대카드가 더블랙 에디션2의 연회비를 250만원으로 책정하면서 국내 가장 비싼 카드 쟁탈전은 끝났다.
더블랙 에디션2는 ‘더블랙’의 상위 버전이다. 갤러리아 명품관 이용권과 특1급 호텔 이용권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을 퍼스트 클래스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혜택도 포함돼 있다. 외국 출장이나 여행 때 전용비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회원 일정에 맞춰서 호텔·레스토랑 예약 등을 365일 도와준다. 이 카드 회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파티를 통해 인맥도 만들어준다.
하지만 원한다고 해서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아니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인사거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같은 VVIP를 대상으로 현대카드에서 먼저 초청 메시지를 보낸다. 가입 의사를 밝히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비롯한 8명의 위원이 직접 심사해 만장일치로 승인을 받아야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가 VVIP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 같은 마케팅이 주는 막대한 영업효과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VVIP 카드 고객 확보의 핵심은 저명인사나 부유층과의 접점을 넓힘으로써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VVIP 카드 고객이 연예인이라면 그 사실이 알려지는 것만으로 해당 카드사는 막대한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고, 대기업 CEO가 고객이 되면 해당 회사의 법인카드로 채택되는 등의 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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