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 청소기에도 적용되나

입력 2017-06-12 14:00   수정 2017-06-12 14:21

무선청소기 라인 '코드제로' 강화 예정
기존 브랜드 및 유선청소기 축소할 듯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무선청소기 중심으로 사업을 가져갈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유선청소기는 프리미엄급만 남게 될 것 같습니다."(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 류재철 전무)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이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s)사업본부에도 빠짐없이 적용될 예정이다. LG전자는 1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 코드제로 ART(아트) 시리즈’ 신제품 발표회에서 제품에 대한 소개와 함께 향후 시장전략에 대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송대현 H&A사업부 사장은 "이번에 내놓은 'LG코드제로 아트 시리즈'는 사용자의 생활패턴에 맞도록 더욱 스마트하고 강력해진 시리즈"라며 "경남 창원에 R&D(연구·개발)센터의 완공을 앞두고 있는 등 핵심기술을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스마트 인버터 모터'를 탑재했다며 기술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LG전자가 이번에 선보인 3개의 제품은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 ‘코드제로 A9’,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R9’, 무선 진공청소기 ‘코드제로 T9’ 등이다. 이 중 관심을 끈 제품은 단연 'A9'이었다. 신제품 중 시중에 가장 먼저 선보일 예정인데다 핸디스틱 청소기 시장에서는 막강한 경쟁업체인 영국 가전제품 회사인 '다이슨'이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LG전자 또한 A9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그동안 사용하면서 불편하게 생각했던 점을 개선했고 다른 제품보다 기능이 앞선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격은 출하가 기준을 89만~129만원으로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에 대해 류 전무는 "고객의 가치(밸류)를 기준으로 가격정책을 펼칠 예정"이라며 "A9의 경우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된 요소가 많은데다 월등한 성능들도 많다고 보기 때문에 이번의 출시가격은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가 얘기하는 월등한 성능으로는 1초당 1900회 이상 회전하는 ‘스마트 인버터 모터 P9’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분당으로 치면 회전수가 최대 11만5000RPM(Revolution Per Minute)에 달해 항공기의 제트엔진보다도 16배 빠르게 회전할 정도다.

초미세먼지가 제품 밖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차단해주는 헤파(HEPA) 필터를 포함한 ‘5단계 미세먼지 차단 시스템’과 탄소막대가 없는 점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를 착탈식 할 수 있어 2개를 사용하면 최대 80분까지 연속해서 청소할 수 있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A9은 겉모습만 보면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과 큰 차이가 없게 보였다. 청소기BD 정원철 담당은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는 모터가 손잡이 부분에 위치한 상중심 타입이다보니 디자인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며 "무게 또한 유사하거나 몇 g 차이에 불과해 소비자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출시 예정인 R9은 로보킹과 T9은 싸이킹과도 무엇이 다른가도 관심사였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코드제로 아트 시리즈'가 업그레이드 버전인 동시에 무선 브랜드인 '코드제로'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숫자 '9'는 높은 숫자의 개념으로 '프리미엄', '최상의' 개념을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코드제로' 브랜드를 강화하게 된 배경으로는 무선청소기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을 들었다. 류 전무는 "글로벌 청소기 시장에서 무선청소기 시장은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유선사업은 프리미엄 중심으로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TV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대한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시그니쳐'라는 초고급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까지 보유하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LG전자는 선점 효과로 높은 수익성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가전제품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관련 기능을 추가하면서 '스마트홈'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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