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창업 순위 분석
팀별 사무·제작공간 무상 제공…학생 1인당 지원액도 최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 2위…매년 20명 선발 '창업과정' 교육
[ 성수영 기자 ]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법인 설립부터 연구개발비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용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뉴로핏의 빈준길 대표는 창업의 ‘일등공신’으로 모교인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꼽았다. 빈 대표는 2015년 광주과기원에 입학하자마자 과학기술응용연구단(GTI) 창업진흥센터의 모의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창업 컨설팅과 멘토링 등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학교의 연구개발비 지원으로 뇌질환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법인을 설립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정부의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 투자도 유치했다.
광주과기원은 ‘2017 이공계 대학 평가’에서 ‘학생 창업 비율’과 ‘창업 학생 1인당 학교 지원액’에서 1위를 차지했다. 광주과기원의 예비 창업자 1인당 지원 금액은 496만원에 달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원생에게 팀별 사무공간과 공용 시제품 제작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 덕분에 중소기업청이 시행하는 창업보육센터 운영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기성근 광주과기원 창업진흥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기업을 배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학생창업비율 2위에 올랐다. 이공래 대구경북과기원 융합전공 교수는 “대구경북과기원이 2015년 도입한 ‘이노베이션경영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이 프로그램은 대구경북과기원이 매년 20여 명을 상대로 과학기술 응용부터 창업지식, 창업실습에 이르기까지 1년간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는 창업 전문가 과정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7명의 수료생이 총 5억여원의 투자를 유치해 11개 회사를 창업했다. 이들 수료생은 비즈니스 모델과 국내외 특허 등 17건의 지식재산권도 출원했다.
숙명여대도 창업지원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학생 창업지원액(2위)과 학생창업비율(13위)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숙명여대가 2010년 설립한 창업이론·실무 병행과정 ‘앙트러프러너십전공’과 창업지원 전담 조직 ‘앙트러프러너십센터’가 여성 창업자 양성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숙명여대는 작년부터 창업 활동 일지를 제출해 심사를 통과하면 최대 18학점까지 인정하는 창업학점인정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디자인과 기술의 융합을 내세운 국민대도 학생창업비율에서 4위를 차지했다. 지난 4월 서울·경기권역 대학을 대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디자인융합벤처창업학교’ 주관기관에 선정된 데 이어 5월에는 교육부의 ‘2017년 학교기업 지원사업’을 따내는 등 창업 관련 정부지원 사업을 ‘싹쓸이’하고 있다. 국민대 관계자는 “창업하고 싶은 국민대생이라면 누구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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