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AI는 어떻게 인간과 협력할까

입력 2017-06-12 18:00   수정 2017-06-13 07:53

한국경제신문 독점제휴

켄 골드버그 < 미국 UC버클리 교수 >



인간이 기계에 또다시 패배했다. 지난달 세계 최고 바둑기사인 중국의 커제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에 졌다.

같은 시간 세간의 주목은 받지 못했지만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바둑기사와 알파고가 함께 ‘인간-로봇 복식조’를 이뤄 겨룬 것이다. 참가한 바둑기사들은 알파고의 이전 게임을 연구해 새로운 전략을 짰으며 알파고와의 협업이 자신감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에 대해 달리 생각해볼 만한 지점을 의미한다.

대부분 컴퓨터 과학자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예측이 과장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 승자독식 상황을 걱정하기보다는 인간과 기계가 함께 다양하게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다중성(multiplicity)’을 생각해볼 때다.

인간과 상호작용 통해 진화

다중성은 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기계학습과 집단지성, 클라우딩 컴퓨터가 결합한 다중성은 이미 일상생활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 자료를 찾고 스팸메일을 걸러내고 다른 언어를 번역하고 뉴스와 영화를 찾고 내비게이션 지도를 이용하는 일들 말이다.

아마존이 책을 추천하고, 넷플릭스가 영화를 보여주고, 페이스북이 뉴스를 게시하는 것은 다중성 덕분이다. 수백만 명이 인터넷에서 ‘좋아요’를 누르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예측하는 통계모델이 만들어진다. 또 비슷한 사람들이 비슷한 취향을 지닌다는 가정 하에 추천 알고리즘이 구축된다. 이 시스템은 인간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한다.

자율주행 역시 다중성에 기반을 둔다. 다양한 운전자에게서 얻은 정보를 통해 상황에 맞게 대응하도록 하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짜인다. 이 알고리즘은 도로 상황이나 날씨 변화에 따라 조정되고 업데이트돼야 한다. 핵심은 인간과 끊임없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다.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지난 수세기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집단적인 실험은 다양성이 전체 지능(IQ)의 합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장 흥미로운 기계학습 분야로 꼽히는 ‘딥러닝’도 인간이 분류한 이미지나 대화 예시를 이용한 다양한 학습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새로운 방식의 협력이 중요

AI는 가장 효과적인 시스템이다. 하지만 인간이 조언을 멈춘다면 금세 후퇴하고 말 것이다. 지난 수년간 인간과 기계 사이의 경계에 관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다양한 집단의 인간을 다양한 집단의 기계와 결합시키기 위한 방법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 기계가 인간 지능을 언제 넘어설 것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인간이 새로운 방식으로 기계와 함께 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다중성은 인간과 기계의 싸움이 아니라 협력을 의미한다. 이 새로운 경계는 인간 노동자에게 좌절감을 주기보다는 잠재력을 부여할 것이다.

켄 골드버그 < 미국 UC버클리 교수 >

◇이 글은 켄 골드버그 미국 UC버클리 기계공학과 교수 겸 ‘인간-로봇 이니셔티브’ 이사가 ‘The Robot-Human Alliance’라는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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