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 코리아] 인하대 '수포자' 맞춤형 수업…중도포기율 2%대로 최저 수준

입력 2017-06-13 17:46   수정 2017-06-1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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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경 이공계 대학 평가

교육의 질 순위 분석

비서울권 비전문 종합대 1위
교수는 성과 따라 승진…경쟁 시스템으로 양질의 교육
홍익대, 사립대 장학금 1위, 취약계층에 사실상 '무상교육'



[ 성수영 기자 ]
박성진 인하대 화학과 교수는 국내 최고의 화학·재료공학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40세 젊은 나이에도 작년 한국연구재단이 집계한 논문 평균 피인용 횟수에서 화학 분야 1위, 재료공학 분야 2위를 기록했다. 인하대가 박 교수를 영입할 수 있었던 것은 2005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펠로 교수 제도 덕분이다. 정년 보장이 없는 대신 성과에 따라 억대 연봉을 지급한다. 박 교수는 2015년 탁월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인하대 최연소 펠로 교수로 채용됐다.

인하대는 교수 채용부터 철저한 ‘경쟁 시스템’을 도입했다. 능력만 있으면 누구든 인력풀인 ‘상시채용시스템’에 등록해 교수로 발탁될 수 있다. 학생에게 실무를 가르칠 수 있는 산업체 근무 경력이 있는 인재는 가산점을 받는다. 승진도 철저한 능력 위주다. 연구 업적이 승진 기준보다 월등히 뛰어난 교수는 특별승진제도로 조기 승진할 수 있다. 인하대의 한 교수는 “교수 입장에서 경쟁 시스템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인하 스콜라 특강’으로 학생 변화

인하대는 ‘2017 이공계 대학 평가’ 교육의 질 부문에서 ‘인서울’이 아닌 종합대학 중 1위에 올랐다. 국내 최고 명문사학인 고려대·연세대보다도 높은 점수를 기록한 덕분이다.

교수확보율이 높고, 중간에 학업을 포기한 학생 비율인 ‘중도포기율’이 낮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중도포기율이 교육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이공계에서 특히 크다. 인문·사회대 과목과 달리 이공계 수업은 한 번 기초를 놓치면 수업을 따라가기 쉽지 않다. 인하대의 중도포기율은 2%로 평가 대상 대학 중 최저 수준이다.

인하대는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의 중도 탈락을 방지하기 위해 맞춤형 수업을 운영한다. 학사 경고를 반복적으로 받은 학생이 수강하는 1학점짜리 정규 교과목 ‘인하 스콜라 특강’이 대표적이다. 수강생들은 상담 전문가와 1 대 1 심층상담을 받은 뒤 시간관리 노하우, 생활 개선 방법 등에 대해 특별 초청 강사의 강연을 듣는다. 지난 학기에는 학생 44명이 참여했다. 인하 스콜라 특강을 주관하는 이영선 인하대 교수학습센터장은 “자퇴까지 생각하던 학생이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중도포기율이 낮다는 것은 다른 대학에 가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보는 학생이 적음을 의미한다. 인하대는 이공계 대학의 전통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54년 인천에서 인하공과대학으로 출발해 1968년 한진그룹이 인수했다. 1971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이공계는 인하대의 자존심인 만큼 학생들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홍익대, 장학금 지급률 27%

홍익대는 ‘교육의 질’을 구성하는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에서 27%로 사립종합대학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평가 대상인 50개 대학 중에선 5위다.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을 자랑하는 이공계 특성화대학인 광주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 KAIST 포스텍이 공동 1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 사립종합대학인 홍익대의 장학금 지급 실적은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홍익대는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1인당 교내외 장학금 액수가 364만원(2015년 기준)으로 재적 학생 1만명 이상인 전국 4년제 일반대 97곳 중 가장 많다. 2위인 성균관대(225만3900원)보다도 10만원 많은 액수다. 홍익대는 2011년 2학기부터 자체적으로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반값 등록금을 적용하고 있다. 학기마다 소득분위가 가장 낮은 학생부터 순서대로 2220명에게 등록금 반액을 감면해준다. 정부가 2012년 도입한 ‘반값 등록금’과 중복 수혜가 가능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은 거의 공짜로 학교를 다니는 셈이다.

‘교육의 질’ 부문을 구성하는 전체 지표를 합산한 순위에서는 이공계 인재 양성에 주력하는 특성화대학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공계 영재를 모아 소수정예 교육을 하는 포스텍이 1위를 거머쥐었다. KAIST, 광주과기원, UNIST가 그 뒤를 이었다. 포스텍은 교수확보율, 중도포기율(낮은 순), 국가우수장학금 수혜율 등 3개 항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포스텍 관계자는 “교수 대 학부학생 비율이 1 대 5.6으로 선진국 수준을 능가하고 학생 1인당 연간 교육투자비가 8400만원으로 등록금의 15배에 달하는 등 교육의 질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 순위는 서울대 한양대 중앙대 성균관대 순이었다. 서울대는 교수확보율(5위), 중도포기율(6위), 국가우수장학금 수혜율(6위), 학부 졸업생 대비 석사 진학률(5위) 등에서 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종합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한양대는 강의 규모의 적절성(6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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