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63주년을 맞는 동국제강은 노사화합과 상생 문화를 바탕으로 철강종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1994년 산업계 최초 ‘항구적 무파업 선언’으로 노사화합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무교섭 임금협상 및 항구적 무파업을 20년 넘게 유지하며 모범적인 노사 상생의 문화를 안착시켰다. 항구적 무파업 선언으로 회사에 힘을 보태준 노조원에게 동국제강은 사원 아파트를 건립해 이주시키는 등 당시로선 파격적인 사원 복지를 지원했다.
동국제강 노사 문화는 이처럼 경영 환경 악화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더욱 빛을 발해 서로 양보하고 힘을 모으면서 회사가 흔들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전통을 만들어 왔다. 동국제강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에도 인적 구조조정 없이 극복했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엔 노조가 자발적 임금 동결을 선언해 경영 정상화를 빨리 이뤄내기도 했다.
산업계 전반에 걸친 불황을 겪은 2013년 동국제강 노조는 그해 철강업계 최초로 임금협상을 위임하며 노사 상생의 모범적 사례로 남을 만한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회사 측은 고용안정 대책 등을 내놓으며 화답했다.
항구적 무파업 선언 20주년인 동시에 창립 60주년을 맞았던 2014년에는 철강업계 최초로 통상임금 관련 임금체계 개편에 합의하며 또 하나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노사는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시간외 근로 등 법정수당 산정의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이 노동의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도록 기본급 비중을 높였다. 이 임금체계 개편으로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됨으로써 물가상승률 수준의 실질임금 인상 효과가 발생하게 됐다.
동국제강은 2015년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 합병하면서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의 2개 노조를 유지하다가 2015년 노조 통합을 선포했다. 회사는 노사공동 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임금체계 등을 통합하고 미래지향적 보상체계를 마련했다.
동국제강은 협력사와도 소통의 기회를 늘리고 복지를 더욱 확대해 기업 문화를 함께 조성해나가는 공동체라는 공감대를 꾸준히 쌓을 계획이다. 지난 5월엔 전 사업장에서 임직원과 상주 협력사 직원이 함께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도시락 배달’ 행사를 열었다. 30개 협력사 직원과 동국제강 임직원이 참석해 소통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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