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꺼지면 명화 감상…삼성, 일상을 갤러리로

입력 2017-06-19 22:01  

삼성 '더 프레임 TV' 출시

"꺼져 있어도 TV가치 살리자"
액자처럼 보이는 테두리 기술
구본창 작품 등 기본 제공



[ 노경목 기자 ]
1992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25년간 TV 한우물을 판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최근 몇 년간 고민해온 문제가 있다. 화질을 아무리 개선해도 일단 TV를 끄면 제품 가치를 보여줄 수가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가정에서 거실 공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TV지만 하루 몇 시간의 시청 시간 외에는 커다란 흑회색 사각박스일 뿐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19일 내놓은 ‘더 프레임(the frame) TV’는 이 같은 문제의식을 파고든 결과다. 더 프레임 TV는 방송을 시청하지 않을 때는 자동으로 미술작품이 화면 전면에 띄워진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기자들과 만나 더 프레임 TV 출시를 예고하며 “꺼져 있을 때도 TV가 가치를 지닐 수 없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더 프레임 TV가 실제 액자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여러 기술을 적용했다. TV 테두리는 그림 액자의 모습을 꼭 빼닮아 명화(名畵)가 여러 점 전시된 갤러리 한가운데에 놓아도 이질감이 없다. 주변 환경에 따라 밝기와 색상이 자동으로 조절돼 주위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출시 때 선보인 투명 케이블과 벽에 완전히 밀착되는 거치대로 벽에 액자가 붙어 있는 것과 최대한 비슷한 모습을 연출한다. 삼성전자는 세 가지인 TV 테두리 색상 종류도 차차 늘려 원하는 액자를 고르듯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계획이다.

사진작가 구본창과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 등 37명의 유명 작가 작품 100개가 더 프레임 TV에 기본으로 제공되며 고객은 원하는 작품을 선택하면 된다. 더 프레임 TV 출시와 함께 문을 연 ‘아트스토어’에서 월 5500원의 이용료를 내면 400여 개의 작품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작품 하나를 영구적으로 내려받는 값은 2만2000원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에도 TV 디자인을 가구와 비슷하게 제작해 주변 환경에 잘 섞이는 ‘셰리프 TV’를 내놓기도 했다. 더 프레임 TV의 출고가는 55인치 344만원, 65인치 515만원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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