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생태계 조성위해 재정지출 확대 필요
[ 김일규 기자 ]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의 숨은 실세로 주목받고 있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68·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회장·사진)이 자신의 경제철학을 담은 책을 냈다.
변 전 실장의 신간 《경제철학의 전환》은 국가 경제철학의 중심을 ‘케인스식 수요 확대’에서 ‘슘페터식 공급 혁신’으로 옮겨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조지프 슘페터는 20세기 경제학계의 양대 산맥이다. 케인스가 정부의 적극적인 수요 확대 정책을 요구한 반면 슘페터는 기업의 ‘창조적 파괴’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변 전 실장은 “이제까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경제 정책의 주류는 ‘케인스주의’였다”며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고 쉽게 계량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케인스주의는 역대 정권과 경제관료들에게 매력적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하지만 현재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경기순환상의 일시적 불황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며 “이 순간 우리 경제에 시급한 것은 멀리 내다보고 성장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과감한 구조 개혁”이라고 덧붙였다.
초저성장기에 케인스식 금융·재정 정책은 임시방편으로 수술을 위한 마취주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새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도 슘페터식 경제 정책과 같이 가야 한다고 변 전 실장은 역설했다.
변 전 실장은 슘페터식 성장 정책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 △노동의 자유 △토지의 자유 △투자의 자유 △왕래의 자유를 제안했다. 그는 노동의 자유를 위해 국가가 국민기본수요를 충족해 줘야 한다고 적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이익을 공유하고, 벤처 창업 등 모험을 촉진하는 혁신금융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도 담았다. 또 해외 우수 인력과 자본 유치를 위한 개방형 플랫폼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변 전 실장은 부산고,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14회로 노무현 정부에서 기획예산처 장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지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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