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치 환자 42%가 40~50대
나이들면서 치아 표면에 치태·치석 쌓여 염증 부위 따라 치은염·치주염 나뉘어
풍치 계속 놔두면 치아까지 손상…칫솔질 신경쓰고 치약 잘 골라야
[ 전예진 기자 ]
우리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은 치주질환을 앓고 있다. 치주질환은 치아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겨 잇몸이 녹고 내려앉는 병이다. 흔히 ‘풍치’라고 불린다. 치아에 바람이 들어 뿌리가 들뜬다고 해서 붙여진 병명이다. 대부분 충치 예방에만 신경 쓰다 중년이 돼서야 풍치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40대 이상 성인에게 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치주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약 1340만 명 중 40~50대가 약 571만 명으로 42.1%를 차지했다. 나이가 들면서 치아 표면에 들러붙어 생기는 끈끈하고 투명한 막인 치태와 치석이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충치보다 무서운 풍치
치주질환이 생기는 직접적인 원인은 세균성 치태(플라크·plaque)다. 치태는 치아나 잇몸에 남아 있는 음식물 찌꺼기와 입속 세균이 만나 형성된다. 칫솔질로 제거하지 않으면 단단한 치석으로 변한다. 치석은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잇몸과 치아 사이의 틈인 치주낭을 만든다. 치주낭을 통해 구강 내 세균이 잇몸에 침투하면 염증을 일으켜 잇몸 뼈와 주변 조직을 손상시킨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잇몸과 치아 사이는 더욱 벌어진다. 최악의 경우 잇몸이 주저앉아 치아를 지탱할 힘이 없어져 발치해야 한다.
치주질환은 염증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구분된다. 치아 주변 조직은 치은(잇몸), 치아 뿌리를 둘러싸고 있는 백악질, 치아 뿌리를 붙잡고 있는 뼈인 치조골, 치아와 치조골을 연결시켜 주는 얇은 끈인 치주 인대로 구성돼 있다. 치은염은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이다. 스케일링을 통해 잇몸에 쌓인 치석을 제거하고 양치질을 잘하면 자연적으로 치유가 가능하다.
반면 치주염은 잇몸에서 뼈까지 염증이 생겨 치료가 쉽지 않다. 잇몸이 아프고 고름이 나거나 치아 틈새가 벌어져 흔들리면 치주염일 가능성이 크다. 잇몸 아랫부분까지 진행된 경우 잇몸을 국소 마취한 뒤 조직을 긁어내고 잇몸 밑에 낀 치석까지 제거하는 ‘치은연하소파술’로 치료한다. 치주낭이 깊어 염증이 심하면 ‘치주판막술’로 녹아내린 치주골을 제거하고 인공뼈를 이식해 사라진 조직을 재생시킨다. 단 치조골 이식은 손상된 주변 조직이 건재할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잇몸이 완전히 가라앉기 전에 병원을 찾아야 복원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강 상태에 따라 치약 선택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올바른 양치질 습관이다. 잇몸병의 주범인 치태 생성을 막기 위해 식사 후에는 바로 양치하는 것이 좋다. 구강 상태에 따른 치약 선택도 중요하다. 충치가 잘 생기는 사람은 충치 발생을 억제하는 불소 성분이 1000ppm 이상 함유된 치약을 권장한다. 치주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염화나트륨, 초산토코페롤, 염산피리독신, 알란토인류 등이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치태 제거 효과가 있는 이산화규소, 탄산칼슘, 인산수소칼슘 등을 함유한 치약이나 치석 침착을 예방할 수 있는 피로인산나트륨이 함유된 치약도 있다.
치약을 사용할 때는 칫솔모 길이의 3분의 1~2분의 1 크기만 칫솔모에 스며들도록 짜서 물을 묻히지 않고 바로 칫솔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잇몸이 건강한 상태라면 칫솔을 치아와 잇몸의 경계에 둔 뒤 치아를 위아래로 쓸어내리듯 닦는 것이 좋다. 잇몸병이 있다면 치아와 잇몸의 경계에 칫솔을 45도 각도로 세운 뒤 치아와 잇몸 사이에 솔을 끼워 진동을 주며 닦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양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구강청결제를 사용한다. 칫솔질 없이 간편하게 입안을 헹궈 입 냄새 제거와 구강 세척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구강청결제 사용 후 약 30분 동안은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구강건조증이 있는 사람이나 입안이 쉽게 건조해질 수 있는 노약자는 에탄올이 없는 제품을 권장한다.
음주·흡연이 치주질환 악화
흡연과 음주가 잦은 남성은 풍치 발병 확률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이 입속 세균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술은 잇몸 건강을 해친다. 과음하면 양치질을 잊고 잠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주질환을 일으키기 쉽다.
치주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잇몸뿐만 아니라 치아까지 잃어버릴 수 있어서다. 잇몸병을 방치하면 당뇨, 심장계 질환, 암, 치매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잇몸이 붓거나 시리고 피가 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치과에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1년에 1~2회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고 스케일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치주질환이 악화되기 쉽기 때문에 3~6개월마다 검진을 받아야 한다. 치아와 잇몸이 약하다면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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