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관용 경북지사
새 정부 일자리정책 기조에 맞춰…SOC시설 건설·각종 행사보단 청년 창업·취업에 아낌없는 지원
올해 국비·도비 등 1000억 규모 마련
대학·특성화고 취업담당 교사들과 정기적 간담회…일자리 정책 반영
23개 시·군과도 고용문제 적극 협력
[ 오경묵 기자 ]
“대공황시대 거리에 젊은이들이 ‘구직광고’를 목에 걸고 다니는 사진이 실린 라이프지 사진 한 장과 ‘지방의 몰락’이라는 책을 늘 기억하며 도정을 펴왔습니다. 경상북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 지방 농촌이 소멸위기에 있습니다. 이 시대 공직자는 이런 위기를 해결하고 대공황 때의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비장한 각오와 신념을 갖고 일해야 합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구미시장 3선, 경북지사 3선 등 우리나라 유일의 6선 지방자치단체장이다. 그만큼 지방행정, 현장행정에는 달인이다.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 대응도 지방 경북이 더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조류인플루엔자(AI)도 철벽같이 막아내고 있다. 대기업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가운데도 일본 도레이그룹은 경북에 계속 투자를 하고 있다. 김 지사가 보여준 신뢰 때문이다. 50년 만의 경북도청 안동이전, 실크로드의 동단을 경주까지 확장시키며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반도 허리경제권을 들고 나와 국토 균형발전의 필요성도 적극 주장하는 등 지방행정 분야 최고의 야전사령관으로 통한다.
하지만 김 지사는 “청년을 마주하면 자신이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속 시원한 해결책을 내고 싶지만 청년일자리 문제는 국가도 뾰족한 해답이 없을 만큼 어려운, 시대가 당면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장 24년의 마지막 해를 맞이한 김 지사는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경북의 4차 산업혁명 신산업 추진과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그가 늘 그랬듯이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서다.
▷일자리 문제에 대해 특별한 관심과 선도적 대응을 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현장을 다니다 만난 촌로 한 분의 부탁을 받았습니다. 양복 안 호주머니에서 어렵게 꺼낸 봉투 하나를 내민 촌로는 지사님은 해결해주실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달려왔다며 자식의 이력서를 전달했습니다. 그날 일은 지사가 일자리 문제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하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민선 4기에서 6기를 거쳐오는 동안 일자리 문제를 도정의 최우선 순위로 정했는데.
“일자리는 2006년 도지사 선거 때부터 트레이드마크였습니다. ‘제발 좀 먹고 살자’ ‘취직 좀 하자’는 의도였죠. 일취월장(일찍 취직해서 월급타고 장가(시집)가자!) 프로젝트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오랜 고민의 산물입니다. 대학과 기업들로부터 청년일자리 문제에 대한 관심과 협력을 끌어내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새 정부 정책도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입니다. 경북도의 새로운 정책은.
“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일자리 정책이 도시 위주였습니다. 농어촌이나 도농복합지역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농촌으로 귀향해 기업을 일구는 청년들을 적극 지원해 청년일자리도 만들고 소멸위기의 경북도 구하는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새 정부 일자리우선 정책기조에 맞춰 철도,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시설 건설과 각종 행사를 뒤로하고 창업·취업에 올인할 생각입니다. 올해 국비와 도비 등 1000억원을 새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경북도 내 23개 시장·군수들도 적극 참여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6년 1월 전국 처음으로 청년취업과를 신설했습니다. 그동안 성과는.
“청년취업과를 신설하고 지난 3월에는 상공인 대학 지자체 대표 등 청년고용 관련 단체가 모여 청년일자리 늘리기 범도민 결의대회를 갖고 청년고용촉진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경북 청년고용촉진특별위원회(12개기관)도 발족해 청년일자리 확충과 장·단기 계획수립 및 정책개발 자문 등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분기 11.5%이던 청년실업률이 4분기 9.2%로 떨어졌습니다. 올해 8%대 달성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청년 취업과 함께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경북도는 창업 활성화를 위해 비수도권 최초로 지난 3월 경북 청년창업지원 조례를 제정해 창업 지원을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경북 창업지원센터도 설치해 컨설팅, 창업자금 지원, 교육 서비스 등을 총괄 지원하게 됩니다. 초기 및 예비창업가 지원(21억원), 청년CEO 심화육성 지원(13억원), 우수재창업자 지원(2억원), 전통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30억원), 북부권 청년창업지원센터 운영(6억원), 청년CEO몰 사업 지원, 청년CEO제품 판로 지원(4억원) 등의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전국 처음으로 청년복지카드도 도입했습니다.
“이 사업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청년근로자 복지 향상을 위해 청년 1인당 100만원의 카드를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중소기업에 일자리는 있지만 근무환경이나 복지여건이 나빠 취업을 기피하는 일자리 미스매치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종사자 3인 이상 99인 이하의 도내 중소기업에 올해 입사해 3개월 이상 근무하고 있는 연봉 3000만원 미만의 15세 이상 39세 미만의 현장근로자 1800명에게 지급합니다.”
▷무엇보다 대학 기업 등 지역의 협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늘 현장에 답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지역 36개 대학, 53개 지역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취업담당 교사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대학 및 고등학교에서 추진하는 청년일자리 사업현황과 문제점, 애로사항 등을 파악해 청년일자리정책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창업보육센터 관계자들과도 협력해 창업 지원 관련 아이디어와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효과적인 창업 지원 사업을 추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동=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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