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할인율 20%25%↑
2만원대 보편요금제도 출시
기본료 폐지 방안 빠질 듯
통신업계 강력 반발
공시지원금보다 높은 요금할인율 위법 소지 커
고가요금 가입자에 혜택 쏠려
[ 이정호 기자 ]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통신비 인하 대책 중 하나로 마련한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조정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현재 20%인 선택약정 할인율을 25%로 올릴 경우 고가폰과 높은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가입자가 더 큰 이득을 보게 돼 통신비 인하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 선택약정 할인제가 미래부 장관 재량으로 시장 가격을 통제하는 ‘고무줄 규제’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많다. 통신업계는 정부가 할인율 확대를 강행할 경우 행정소송도 검토할 방침이다.
단통법과 함께 시행된 요금할인
국정기획위는 22일 2만원대 4세대(LTE) 보편적 요금제 출시,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조정 등의 내용을 담은 통신비 인하안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월 1만1000원의 기본료 폐지는 비판 여론과 업계 반발에 밀려 중장기 이행 과제로 돌리거나 아예 제외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선택약정 할인제는 휴대폰을 살 때 단말기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매달 통신요금의 20%(현재 기준)를 할인받는 제도다.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과 함께 도입됐다. 현재 통신 3사의 선택약정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27%에 달하는 1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통신 3사 “연 5000억원 매출 감소”
통신업계는 매출 급감 등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제조사와 재원을 반반씩 부담하는 공시지원금과 달리 요금할인은 통신사가 전액 부담한다.
업계는 할인율을 25%로 높일 경우 연간 매출 감소액이 최소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선택약정 할인제 시행 근거인 단통법 관련 고시에는 ‘공시지원금에 상응하는 수준의 요금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다.
공시지원금을 받은 이용자의 평균 요금 할인 혜택이 15%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선택약정 할인율(20%)을 높일 게 아니라 오히려 낮춰야 한다는 게 통신사들의 주장이다.
고가 요금제를 쓰는 가입자의 요금할인 혜택이 더 커져 저가 요금제 가입자와의 차별 논란이 심해질 수 있고, 애플 등 외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국내 통신사 재원을 이용해 이득을 챙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할인율을 높이면 선택약정제로 이용자가 급격히 쏠려 단말기 공시지원금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할인율 인상 위법성 따질 것”
선택약정 할인율 조정은 법률 개정 필요 없이 고시 변경으로 가능하다. 미래부 장관이 결정하면 바로 실행할 수 있다. 단통법 관련 고시에는 ‘요금할인율은 통신시장의 경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00분의 5 범위 내에서 가감하여 산정한다’고 돼 있다. 정부가 자의적인 해석으로 요금할인율을 조정해 시장 가격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미래부는 단통법 무용론이 제기된 2015년 4월에도 구체적인 산정 근거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12%였던 할인율을 20%로 올려 업계 반발을 샀다.
업계 관계자는 “한 번 높인 할인율은 다시 내리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업계의 투자 계획과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결정해야 한다”며 “공시지원금보다 높은 수준의 요금할인율은 단통법 취지를 거스르는 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통신 3사는 대형 로펌과 선택약정 할인율 조정의 위법성 여부를 따져보기 위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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